카자흐 초대 대통령 면담…文 "北 비핵화 설득"·나자르바예프 "통일 기원"
베트남·인도네시아 의장단 연쇄 면담…"신남방정책 핵심 파트너"
가와무라 日韓의원연맹 간사장과도 비공개 접촉…"日측 요청에 비공개 면담"
文의장, 러 하원의장과 면담…"한러 협력 실질적 성과 기대"
문희상 국회의장은 24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뱌체슬라프 빅토로비치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과 만나 양국 교류 확대와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누르술탄 독립궁전에서 열린 제4차 유라시아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해 볼로딘 하원의장과 30여분간 면담했다.

문 의장은 면담에서 "(한국과 러시아 수교 30주년인) 내년 2020년은 한·러 상호교류의 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나인브릿지(한·러 협력사업) 구상의 실질적인 성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6월까지가 내 임기인데 그 안에 러시아 국회 최고 인사들이 한국에 오셨으면 한다"며 공식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또 "기초과학기술은 러시아가, 첨단과학은 우리나라가 앞선 만큼 상호보완적 측면이 있다"면서 "양국이 북극항로를 개척하는 사업을 펼칠 경우 둘 다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볼로딘 하원의장은 "실제 협력에 앞서 신뢰 구축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는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언제든 한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정세균·송영길 의원은 러시아에 잘 알려진 인물로, 이분들은 양국 관계에 발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벚꽃을 보고 싶다.

4월 초에 가면 볼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文의장, 러 하원의장과 면담…"한러 협력 실질적 성과 기대"
문 의장은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과도 비공개로 만나 양국의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1991년 12월 치러진 첫 민선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후 내리 5선에 성공, 약 30년간 권좌를 지켜왔다.

지난 3월 대통령직에서 전격 사임하기는 했으나 국가안보회의 의장, 집권당 총재 등 여전히 최고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문 의장은 "카자흐스탄은 독립 이후 초대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종교·인종·이데올로기를 넘어 화합하고 통합했다"며 "아울러 자발적 비핵화 조치로 오늘날의 평화와 번영이 있게 된 점을 계속 북한에 전달해 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한국 민족은 지혜로워서 결국 통일을 이룩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며 "대한민국이 계속 성공의 길을 걸어 평화와 통일을 이루길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文의장, 러 하원의장과 면담…"한러 협력 실질적 성과 기대"
문 의장은 베트남·인도네시아 의회 대표단과도 연쇄 면담을 가졌다.

문 의장은 똥 티 퐁 베트남 수석부의장과 만나 "베트남은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의 4번째 교역국이고 한국은 베트남의 2번째 교역국"이라며 "이는 우리나라가 얼마나 베트남을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대상 국가 중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는 앞으로 더욱 잘 될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똥 티 퐁 수석부의장은 "한국에는 베트남 교민 20만 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적 교류는 문화적 교류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최근 들어 베트남과 한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파들리 존 인도네시아 하원부의장과의 면담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차기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 개최지로 선정된 것을 거론하며 "인도네시아 실력이면 이렇게 큰 국제회의도 너끈히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문 의장은 "회의 개최국 추천권을 아시아는 한국, 유럽은 러시아가 갖는다"며 "지난 회의 때 한국이 인도네시아를 추천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자 파들리 하원부의장은 "(공동주최국인) 한국이 이번 4차 회의도 성공적으로 주최한 것을 축하한다"며 "양국이 오랜 기간 많은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발전 시켜 온 만큼 의회 간 협력도 강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文의장, 러 하원의장과 면담…"한러 협력 실질적 성과 기대"
한편, 문 의장은 일본 의회 대표로 참석한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과도 별도로 만났다.

10선(자민당 중의원)의 가와무라 간사장은 대표적 지한파 의원으로, 최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비롯한 양국 현안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배석자 없이 20여분간 진행된 면담은 철저히 비공개에 부쳐졌다.

국회 관계자는 "문 의장을 꼭 만나고 싶다는 일본 측 요청에 따라 면담이 성사됐다"며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절대 비공개로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가와무라 간사장과의 면담에서 강제징용 배상문제를 비롯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결정,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 여러 현안을 놓고 두루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