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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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제약은 지난달 컨슈머헬스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컨슈머헬스란 소비자의 건강 전반을 아우르는 분야를 말한다. 일반의약품에서부터 의약외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이 컨슈머헬스 제품에 속한다. 삼진제약은 전문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컨슈머헬스사업본부를 새로 창설하고 총괄 책임자로는 마케팅 전문가인 성재랑 본부장(사진)을 임명했다. 성 본부장은 존슨앤드존슨메디칼, 로슈, 한독 등에서 의약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신사업을 맡았고 최근에는 한독의 ‘크레오신’과 보령제약의 ‘용각산 쿨’ 등을 성공시킨 인물이다. 그는 “최근 스마트한 소비자가 늘면서 직접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셀프메디케이션’이 대세”라며 “이런 시대적 추세에 발맞춰 컨슈머헬스케어 시장에서 제2, 제3의 ‘게보린’과 같은 히트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진제약은 컨슈머헬스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정하고 사업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삼진제약의 전문의약품과 컨슈머헬스케어사업 비중은 9 대 1 정도다. 점차적으로는 컨슈머헬스 사업부문의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질병 치료에서 예방과 건강 관리로 헬스케어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성 본부장은 “건강 관련 산업의 경계가 한층 모호해지면서 치료제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제약사를 비롯해 다른 컨슈머헬스 업체도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진제약은 그동안 집중해왔던 만성질환과 의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컨슈머헬스 분야를 키울 계획이다. 삼진제약의 일반의약품 제품군으로는 출시 40주년을 맞은 해열진통제 게보린을 비롯해 식욕촉진제 ‘트레스탄’, 최근 리뉴얼한 한방 신경안정제 ‘안정액’, 글루코사민 제제 ‘오스테민’ 등 30여 가지가 있다. 그러나 게보린을 제외하면 아직 제품 인지도가 낮다. 성 본부장은 게보린의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해열진통제 중에서도 성분과 증상을 구분해 제품을 세분화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게보린의 브랜드를 통증과 관련된 시장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의료기기, 의약외품 분야로 확장해 메가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고 했다.

오스테민이나 안정액을 중심으로 한 제품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관절, 눈, 뇌, 면역, 피부 건강 분야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병원 내 벤처기업이 개발한 화장품의 공동 마케팅도 계획 중이다.

우수한 기술을 갖춘 건강기능식품 발매를 검토 중이다. 성 본부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규제가 점점 완화되면서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해외 사례를 보면 한국도 조만간 폭발적인 시장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시장은 누구나 다 먹어야 하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라 개인 각자의 요구에 의해 세분화된 특성을 갖춘 제품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약사가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인 만큼 임상적으로 효과가 입증되고 품질이 확보된 제품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기억력 증진 또는 유산균 제품 중에서도 특허를 받았거나 개별인정형 원료를 사용한 것을 우선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컨슈머헬스사업본부는 성 본부장이 합류한 이후 영업직원을 포함해 총 18명으로 출범했다. 지속적으로 신규 직원도 채용하고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성 본부장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출시와 마케팅에 나서겠다”며 “앞으로 2~3년 내에 연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