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임성재(21)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8~2019시즌 신인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다.

PGA투어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투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임성재가 2018~2019시즌 신인상(아놀드파머어워드)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1990년부터 선정한 PGA투어 신인상은 해당 시즌 15경기 이상 뛴 동료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투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지만 선수들은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선수에게 표를 던진다. 임성재는 가장 꾸준히 동료들에게 인상을 남기면서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이 상을 받았다. 앞서 ‘아시아계’ 선수로는 재미동포 존 허(29)가 신인상을 받은 사례가 있으나 그의 국적은 미국이다.

그동안 임성재는 신인상 수상 후보로는 홀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진출해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거론돼왔다. 2007년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신인 선수 중 페덱스컵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는 예외 없이 신인상을 가져가서다. 그는 이번 시즌 상금으로만 285만1134달러(약 34억원)을 벌어 30위를 기록했다.

임성재는 지난해 2부 투어에서 우승 2회 준우승 3회를 거두며 PGA투어에 데뷔했다. 상금과 평균타수 등 여러 부문에서 동기들을 압도했다. 그는 올해 35개 대회에서 톱25에 26번, 톱10에 7번 들었다. 최고 성적은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 공동 3위다.

다만 경쟁자인 콜린 모리카와(22)와 매슈 울프(20), 캐머린 챔프(24) 등이 우승을 차지한 것에 비해 임성재는 우승이 없어 전문가들은 뜻밖의 수상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PGA투어에서 우승 없이 신인상을 수상한 건 2015년 대니얼 버거(미국) 이후 임성재가 4년 만이다.

역대 신인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화려함 그 자체다. 1994년 ‘남아공 레전드’ 어니 엘스가 수상과 함께 화려하게 데뷔했고 1996년에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이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찰스 하웰3세(2001년·미국), 브랜트 스네데커(2007년·미국), 마크 리시먼(2009년·호주), 리키 파울러(2010년·미국), 2013년 조던 스피스(2013년·미국) 등이 모두 신인상을 가져갔다.

하지만 동료 선수들은 가장 꾸준히 성적을 낸 임성재를 신인상의 주인공으로 선택했다. 임성재는 PGA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에게 직접 수상 사실을 전해들었다. 모나한 커미셔너는 “임성재의 PGA투어 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그는 올해 ‘아이언맨’과 같은 시즌을 보냈다”고 했다. 임성재는 “(이 순간을)평생 간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시즌에는) 우승 찬스가 있을 때 우승해보고 싶다”고 했다.

1998년생인 임성재는 183cm의 큰 키, 몸무게 90kg의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다. 지금보다 미래가 더 촉망받는 선수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고 네 살 때 제주로 이사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2014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를 지낸 뒤 2015년 프로로 전향해 그해 10월 한국프로골프(KPGA) 챌린지(2부)투어 12회 대회에서 우승했고 2016년 1부투어인 코리안투어에 진출했다. 2016년부터 한국과 일본 투어 생활을 병행했고 2018년 미국 투어에 도전장을 내민 뒤 2부 투어를 거쳐 1부 투어 신인상까지 손에 넣었다. 임성재는 13일 개막하는 2019~2020 PGA투어 개막전 밀리터리트리뷰트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PGA투어 2018~2019시즌 올해의 선수에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선정됐다. 지난 시즌 출발을 앞두고 유럽보다 미국 무대에 더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던 그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캐나다오픈, 투어챔피언십 등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총 19개 대회에 나와 14번 톱10에 입상했다. 매킬로이가 PGA투어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린 건 2012년과 2014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