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을 향해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제로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마이너스 금리는 도입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연준은 금리를 제로(0)나 그보다 더 낮춰야 한다"며 "그런 다음에 우리의 부채(국채)를 차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권 만기와 맞물려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우리는 훌륭한 통화와 힘,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다. 미국은 항상 가장 낮은 이자율을 지급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은 없다. 제롬 파월 의장과 미 중앙은행 순진해서 다른 나라들이 이미 하는 일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를 '멍청이들' 때문에 놓치고 있다"고 미 중앙은행(Fed)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는 17일(현지시각)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 중앙은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을 염두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요구를 마이너스 금리로 표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독일, 일본 등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 경제의 활력을 더하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노골적으로 미 중앙은행을 압박해왔다.

미 중앙은행 의장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 폭이 불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최소 1%포인트 이상의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금융위기 때도 마이너스 금리를 선택하진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몇 주전 기자들의 질문에 '마이너스 금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바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경기침체나 지속적인 저성장 시기에 전형적으로 준비하는 수준"이라며 현실성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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