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시민 2천44명 조사…64%는 "성평등 사례 경험"

성 평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명절 연휴 남녀 간 성 평등 체감도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서울시 성평등 명절사전'에 따르면 재단이 올해 설 연휴 기간(2월 1∼11일) 시민 2천4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성평등 명절 체감 점수는 평균 49.6점으로 집계됐다.

여성 평균은 44.05점에 불과했으나 남성 평균은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도는 67.13점을 기록해 남녀 간 체감도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마다 체감도 차이도 커 0점을 준 사람은 129명이었고, 100점을 준 사람은 80명이었다.

그러나 변화의 조짐도 감지됐다.

응답자의 63.5%(1천298명)는 명절에 성 평등 사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명절 음식 준비·운전·집안일 나누기가 867명(66.8%)으로 가장 많았고, 시가·처가 방문 순서 평등하게 하기(297명, 22.9%)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외식하기, 남녀같이 절하기, 아들딸 구별 없이 세뱃돈 똑같이 주기 등이 성 평등 경험 사례로 꼽혔다.

응답자들은 '서방님, 도련님, 아가씨 등의 호칭을 어떻게 바꿔보고 싶느냐'는 질문에 '이름
'(∼씨, 님)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름으로 부르는 것 외에 동생, 삼촌, 이모 등으로 부르자는 의견도 있었다.

설문 참가자 중 여성은 76%, 남성은 24%였다.

기혼자는 63%, 비혼자는 37%였다.

재단은 이번 추석에도 성 평등 체감 점수와 사례에 관한 시민 의견조사를 진행한다.

조사는 11∼18일 재단 홈페이지(http://www.seoulwomen.or.kr)에서 진행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니 명절 풍속도가 성 평등하게 바뀌고 있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고정관념에 따라 특정 성에 짐을 지우는 것들을 개선해 나간다면 모두가 더 행복한 명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