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재 변호사, 국정농단 재판 뒷얘기 '417호 대법정' 출간…"변론 일지"
조국 사태에 "발상 독선적…박정희 같은 사고방식"
최순실 측 "파기환송심서 삼성 '말3필' 뇌물 무죄돼야" 주장
최순실씨 측이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쟁점이 됐던 '말 3필'(34억여원)과 관련해 향후 진행될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다시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를 위해 준 '말 3필'의 소유권을 2심과 달리 뇌물로 판단하고, 재판을 다시 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낸 바 있다.

최씨의 변호를 맡았던 이경재(70·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6일 국정농단 사건의 기록을 정리한 책 '417호 대법정' 출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견해를 밝혔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유죄 취지의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결론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 변호사는 "다른 것은 사실관계가 굳어졌지만 '말 3필' (뇌물죄는)은 고쳐야 한다"며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사건을 내려보낸 것을 재판부가 무죄 선고한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컨설팅 계약서에 말은 삼성의 단독 소유라고 돼 있는데 구두 합의로 최씨에게 말 소유권을 넘겨줄 수는 없다"며 "진실에 대한 용기의 문제니까 법관이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역사적인 수사·재판을 현장에서 지켜본 법정 증인'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417호 대법정' 책은 변론일지나 변론회고록이며, 후대에 남기는 기록이라고 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은 주요 사건의 피고인들이 섰던 곳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가 법의 심판을 받은 장소이기도 하다.
최순실 측 "파기환송심서 삼성 '말3필' 뇌물 무죄돼야" 주장
국정농단 사건 변호인의 시각이 담긴 책이라 이 사건에 대한 불편함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사건 자체가 대중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에서 비롯됐고, 의혹을 사실로 만드는 위력이 있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최씨를 만나고 왔다고 했다.

최씨는 '말 3필'이 뇌물죄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에 크게 실망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최씨는 대법원 선고 며칠 전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좋은 꿈을 꿨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결과는 안 좋았지만, 파기환송심에서 좋아질 수도 있어 꿈의 효력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간판 실세이자 살아있는 권력이라 의혹 제기 때 정권 차원에서 도와준다.

나는 (국정농단 의혹 때)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았다"는 말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이 변호사는 조 후보자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이만섭 전 국회의장과 조 후보자 등과 같이 대담한 적도 있는데 깍듯이 인사한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다만 "조국 후보자의 가족들이 여러 문제가 있는 것은 거의 범죄 수준"이라며 "그런데도 장관을 해서 뜻하는 바를 실현하겠다는 것은 오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 후보자는 본인이 아니면 검찰개혁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과 똑같은 사고방식"이라며 "발상 자체가 독선적이라 이런 사람은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