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덴마크 일간지 '폴리티켄'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 취소에 "마음이 상하고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은 여전히 덴마크의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 초청 문제는 아직 열려있다면서 "이번 국빈방문 취소가 통상협력이든 외교, 안보 정책이든,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프레데릭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 취소가 시리아 군사작전, '호르무즈 호위 연합' 동참 등 덴마크 정부의 당면 외교·안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또 그린란드의 킴 키엘센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 방문 취소로 인해 그린란드와 미국의 관계가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그린란드 공영 라디오 KNR가 보도했다.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지도자들의 조심스러운 반응과 달리 덴마크 정치권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희망 발언이나 일방적 방문 취소가 황당하고 모욕적이라는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대중주의 성향 '덴마크 인민당'의 크리스티안 툴레센 달 대표는 트위터 계정에 "이 사람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만우절 농담으로나 할 법한 얘기를 갖고서"라고 꼬집었다.
인민당의 외교 담당 대변인도 "매우 충격"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마르그레테 덴마크 여왕에 대한 "매우 큰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모르텐 오스테르고르 덴마크 사회자유당 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할 수 없다"면서 "현실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그레테 여왕의 공식 초청에 따라 당초 내달 2∼3일 덴마크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희망 의사를 "터무니없다"고 일축한 덴마크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아 덴마크 방문 일정을 전격 연기했다.
이런 행동이 '외교적 무례'라는 비판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되레 큰소리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취재진 앞에서 "(그린란드 매입 의사가) 터무니없다는 덴마크 총리의 말은 아주 질이 나쁜(nasty) 발언"이라고 했고, "그건 부적절한 언사였다.
그냥 그럴 생각이 없다거나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하면 되고, 그러면 우리는 관심을 끊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칼라 샌즈 주덴마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 방문 취소를 알린 몇시간 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를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며, 우리의 강력한 상호관계에 관한 많은 중요한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미래에 방문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