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 살아 계시면 '순리에 맞게 대화하면 일본도 수긍할 것'이라고 말했을 것

항일애국지사 백산(白山) 안희제(1885∼1943) 선생의 손자이자 유족 대표인 안경하(81·백산 안희제 선생 기념사업회 이사) 씨는 74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무역 갈등을 기회로 내실을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조상들이 일본 압제를 받으며 독립운동을 펼칠 때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일념에 국민 전부가 나섰다"며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당시 항일정신과 사고는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항일정신의 필요성을 말했다.
그는 "조부가 살아 계셨다면 '원칙에 근거해 순리에 맞게 일하고 대화하면 일본도 수긍할 것이다.
섬사람을 잘 포용하자'고 말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할아버지께서 '일본은 우리를 도와주지 않지만, 일본을 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대화로 잘 해결해라'고 하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노노 재팬'(NO NO JAPAN)을 슬로건으로 하는 국민적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국민의 그런 행동은 이해가 되고 필요하다"면서도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극단적인 행동에 대해 경계했다.
그 역시 광복절을 앞두고 양국 갈등이 심화하는 게 안타깝다며 한일 간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산이 1914년 부산에 설립한 백산상회는 독립 자금의 젖줄이 됐다.
백산상회는 표면적으로 곡물이나 해산물을 판매하는 개인 상회였지만 독립운동 자금 조달을 위해서 만든 국내 독립운동 기지라는 평을 받았다.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운영자금의 절반을 담당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1933년 만주에 발해농장과 발해학교를 설립해 민족교육 및 독립사상을 고취했다.
이후 1942년 일제에 피체돼 혹독한 고문 후유증으로 1943년 8월 옥중에서 순국했다.
경남동부보훈지청은 12일 3·1 운동 100주년 및 광복 74주년을 맞아 경남 의령군 백산 안희제 선생 생가에서 유족과 문화예술인과 함께 백산을 기리는 차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이곤정 서예 작가(MBC 경남 기술국장), 안주생 경남동부보훈지청장, 안경하 씨 등 백산 유족이 함께해 안희제 선생의 독립정신을 기리고 광복 의미를 되새겼다.
대한민국 국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인 이곤정 작가는 본인이 쓴 백산 선생의 시 '황계분운득향자' 서예를 유족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