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대전현충원 정 선생 묘에 상징물 부착·추모 행사

특허청은 13일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내 선생의 묘에 한국 특허사에 남긴 이정표를 기념하는 상징물을 부착하고, 추모 행사를 했다.
경기도 양주 출신인 정 선생은 구한말 궁내부 감중관과 청도군수를 지냈고, 일제의 침략이 가속화되자 군수직을 사직한 뒤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1908년 초등대한역사 등 교과서를 저술해 교육을 통한 민족교육 운동에 힘쓰는 등 교육자, 저술가, 발명가로 활동하며 민족의식을 고취했다.
1909년 8월 19일 통감부 특허국에 특허 제133호로 말총 모자 특허를 등록받으며 한국인 특허 1호의 주인공으로 기록됐다.
일제에 의한 특허제도지만 한국인 최초로 특허를 획득했고 일본에도 특허를 출원해 등록받았다.
당시 우리 특허제도는 일본에 의해 1908년 한국특허령이 시행되며 도입됐다.
일본의 특허제도를 적용한 것으로 한국 내에서 미국과 일본의 권리 보호에 주안점을 둔 제도였다.
경술국치 후엔 한국특허령을 폐지하고 일본 특허법을 그대로 운용했다.
선생은 공장을 세운 뒤 말총 모자, 말총 핸드백, 말총 셔츠 등 다양한 말총 제품을 제작해 일본, 중국 등에 수출하며 민족기업으로 키웠다.

이렇게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활동으로 일제에 체포돼 5년 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독립운동가의 공훈을 인정해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1977년 건국포장)을 추서했고, 정 선생은 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됐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일본제도에 의한 한국인 1호 특허가 역설적으로 민족기업을 성장시켜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지원하며 독립운동의 숨은 자금원이 됐다"며 "한국인 1호 특허가 나라가 위기에 빠졌을 때 이를 극복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특허 분야에선 200만번째 특허등록을 앞두고 있다"며 "그동안 축적된 200만건의 특허와 새 특허들이 경제 위기를 돌파하고 혁신성장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선생의 후손(증손녀 4명)들과 박 청장, 대전현충원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