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 도약 도모…캐릭터 적극 활용 '승부수' 적중
이모티콘 캐릭터 상품 인기에 드라마도 제작…대외 평가 잇단 호성적
[통통 지역경제] 친근한 아가씨 캐릭터 대박…울산중구 '울산큰애기'
캐릭터는 직관적으로 해당 대상의 이미지를 뇌리에 심는 효과가 있다.

우리 지역 알리기에 사활을 건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캐릭터 개발에 나서는 것도 그런 효과를 노린 것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동식물이나 특산품을 의인화한 것이 일반적이지만, 고유의 문화나 산업 등을 이미지에 녹여내려는 시도도 있다.

지자체 캐릭터 경쟁 시대에서 울산시 중구의 '울산큰애기'는 발군의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 울산의 중심지였다가 긴 침체기를 겪으며 지역 5개 구·군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열악해진 중구는, 울산큰애기를 발판으로 관광도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울산큰애기의 가장 큰 특징은 '친근함'이다.

단발머리에 머리핀을 꽂고, 빨간 원피스를 입은 20대 아가씨를 이미지화한 이 캐릭터에서는 특별한 귀여움이나 거창한 도시 비전을 찾아볼 수 없다.

주근깨 있는 얼굴은 갖가지 표정으로 표현돼 새침떼기 같으면서도 친숙하고 익살스럽다.

[통통 지역경제] 친근한 아가씨 캐릭터 대박…울산중구 '울산큰애기'
중구에 따르면 울산큰애기는 예로부터 중구 반구동 여성들을 일컫던 말에서 유래됐다.

반구동은 인근 태화강, 동천강, 약사천에 접해 있어 쌀농사와 과실 농사가 잘돼 상대적으로 경제 형편이 좋았다.

여성들은 유난히 피부가 곱고 성품이 상냥해 외지인들에게 울산큰애기로 불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울산큰애기는 가수 김상희 씨가 부른 옛 가요 제목이기도 하고, 울산현대축구단 공식 치어리더팀 명칭이기도 하다.

중구는 울산큰애기가 지역 이미지에 부합한다고 보고, 대표 브랜드로 지정해 2017년 3월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캐릭터를 명예 공무원으로 임명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관광 홍보대사 역할을 맡겼다.

올해 3월 관광도시 선포식을 개최한 울산은 2천만원을 들여 울산큰애기 이모티콘을 제작해 선착순 2만2천명에게 무료로 배포했는데, 이 행사는 이른바 '대박'을 쳤다.

16가지 동작과 표정 등으로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는 이모티콘은 배포 시작 2시간 만에 동이 났다.

홍보 효과가 컸던 덕에 행사 전 400여 명에 불과했던 울산큰애기 SNS 계정 친구는 현재 1만9천400명에 달한다.

이후에도 이모티콘을 받고 싶다는 요청이 잇따랐지만, 당장 예산이 없어 후속 사업을 못 하는 실정이다.

[통통 지역경제] 친근한 아가씨 캐릭터 대박…울산중구 '울산큰애기'
울산큰애기를 활용한 다양한 캐릭터 상품도 히트를 쳤다.

인형, 머그잔, 물병, 장바구니, 동전지갑, 보조배터리 등 제품은 원도심에 있는 울산큰애기하우스에서 구경하고 살 수 있다.

또 울산 유일의 시내 면세점인 진산면세점, 국가정원인 태화강변에 있는 태화강생태관광센터, 중구청 1층 드림까페 등에서도 판매돼 울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울산큰애기는 지역 곳곳에서 길 안내를 하거나 교통안전을 주의시키는 역할도 한다.

관광객과 유동인구가 많은 원도심 일원에서는 길가에 설치된 거리 지도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모습으로, 횡단보도 앞에서는 운전자들과 어린이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형태로 서 있다.

이런 인기와 활용도는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제1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울산큰애기는 3위에 해당하는 우수상을 받았다.

온라인 인기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한 16개 캐릭터 중에 당당히 입상한 것이다.

[통통 지역경제] 친근한 아가씨 캐릭터 대박…울산중구 '울산큰애기'
올해 6월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한국관광혁신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한국관광혁신대상은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와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한국관광학회, 국제관광인포럼, 한국국제관광전 조직위원회가 지난해 4월 공동 제정한 국내 최초 관광산업 국제어워드다.

중구는 '울산큰애기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중구여행'을 주제로 울산큰애기 캐릭터 활용 관광 콘텐츠 개발과 마케팅으로 공모에 참여했다.

이제 울산큰애기는 드라마 주인공 데뷔까지 앞두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모한 2019 지역특화 소재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에 '울산큰애기 미니드라마 제작사업'이 선정된 것이다.

이 사업은 울산큰애기 캐릭터를 소재로 한 미니드라마 10분짜리 10편을 제작하는 것으로 중구는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유콘크리에이티브, 작가공작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전체 예산은 2억7천여만원이 투입된다.

중구는 지난해 제작해 무료로 공개했던 울산큰애기 웹툰 줄거리를 활용,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웹툰은 울산큰애기가 단짝인 '삼돌이'와 로맨스를 벌이며 중구의 주요 명소를 답사하는 과정을 담았다.

드라마는 제작이 끝나는 11월 울산 KBS에서 방영된다.

[통통 지역경제] 친근한 아가씨 캐릭터 대박…울산중구 '울산큰애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