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이 전투식량 포장지를 기존 판지 상자에서 일회용 비닐로 교체해 환경주의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환경 단체들은 매년 200만개에 달하는 전투식량 포장지가 재활용할 수 없는 비닐로 바뀌어 더 많은 유독성 폐기물을 발생시킬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한다.

英, 군인 전투식량 포장지 일회용 비닐로 바꿔 뭇매
영국 국방부는 18개월 전 기존 판지 상자보다 일회용 비닐이 전투식량을 운반하기 쉽게 해준다는 이유로 포장지를 비닐로 바꾸기로 결정했지만 일부 부대는 최근에서야 비닐로 포장된 전투식량을 지급받았다.

사각형의 상자에 비해 일회용 비닐은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손잡이가 있어 운반하기 용이하고 군인 배낭에도 쉽게 밀어 넣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영국 국방부는 강조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포장지를 일회용 비닐로 바꾼 국방부의 결정은 영국군 관계자들로부터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실제 국방부는 해외 주둔 기지에서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도록 영국군에 명령한 바 있어 위선적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영국군은 63만개 이상의 플라스틱 일회용 컵과 32만 6천개의 테이크아웃 용기, 26만3천개의 찬 음료 용기, 6만5천개의 일회용 빨대를 매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영국 국방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전투식량을 포장한 일회용 비닐이 결국 매립·소각되거나 바다로 흘러가 환경을 오염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환경단체인 '지구의 친구들' 역시 재활용이 불가능한 비닐로 전투식량 포장을 변경한 영국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좋은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