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회를 맞아 무대에 오른 공연 팀은 세계 최고의 관현악단으로 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구성된 ‘베를린 필하모닉 이건 앙상블’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로마노 토마시니를 주축으로 한 악단 내 실내악 앙상블 ‘베를린 필하모닉 카메라타’의 단원들이 중심축이다. 한국 무대에 오른 이 앙상블 이름에 ‘이건’을 넣는 것은 단원들이 먼저 제안했다. 일상에서 음악을 접하고 경제적 부담 없이 문화를 즐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30년간 공연을 열어온 기업의 취지에 공감해서다.
○기업의 문화 지원 위축 우려
한국메세나협회에 따르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 2017년 국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전년 대비 4.1%(82억6900만원) 줄어든 1943억1200만원이었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감소한 것은 6년 만이다. 지원 규모뿐 아니라 지원 건수도 2016년 대비 3.3% 감소한 1415건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원 기업 수는 533개로 2016년 대비 7.2% 증가했다. 경기 침체에도 기업들의 소액 지원은 더 늘었다.
기업의 예술지원 창구 역할을 해온 출연 재단을 통한 지원금도 감소했다. 재단을 통한 예술지원은 2017년 전년 대비 6% 줄어든 864억7600만원이었다.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 이후 기업들이 기부금 집행 기준을 강화하면서 문화예술 인프라 지원금도 전년 대비 5.8% 뒷걸음질쳤다.
예술 분야별로는 미술전시(2.9%)와 클래식(7.2%)은 지원이 소폭 늘었지만 국악·전통예술(-8.7%), 연극(-7.4%), 뮤지컬(-21.2%), 영상·미디어(-24.5%), 무용(-34.2%) 등은 전년에 이어 2017년에도 감소했다.
○메세나 활동 영역 확대
현대차 정몽구재단은 다음달 15일 강원 평창군 방림면 계촌마을 일대에서 클래식 거리축제를 연다. 한여름 작은 시골 마을에서 펼쳐지는 클래식 축제다.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마을 곳곳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들을 수 있다.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 ‘예술세상 마을 프로젝트’ 일환으로 올해 5회째를 맞는다. 재단은 계촌마을은 클래식마을로, 전북 남원시 운봉읍 비전·전촌마을은 국악마을로 정해 매년 축제를 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도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도시의 소외계층에 클래식 공연 관람 기회를 주기 위해 전국 각지를 찾아가 ‘희망·사랑 나눔 콘서트’를 선보이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예술에 대한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예술더하기 프로그램으로 지역 예술 강사들과 협업해 전국 아동청소년에게 문화예술교육과 함께 진로직업 체험을 연계한 교육을 지원한다. 효성은 ‘효성 컬처 시리즈’ 중 하나로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가 주도하는 실크로드 앙상블과 함께 10년째 티칭 클래스를 열고 있다. 취약계층 아동 및 청소년으로 구성된 ‘온누리사랑챔버’ 단원들이 그 대상이다.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음대에 진학한 단원들도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