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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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한 기자들을 명예훼손하고 무고한 혐의로 기소된 정봉주 전 국회의원에게 검찰이 징역형과 벌금형을 구형했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봉주 전 의원의 선고 공판에서다. 검찰은 무고에 대해 징역 10개월을,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강제 키스 시도를 사실이라고 볼 때 이번 사건은 피고인이 자신의 주장의 허위성을 인식했는지가 쟁점"이라며 "피고인이 주장하는 허위 입증 근거들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이 애정이 있던 피고인을 수감 전에 만났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은 지난해 3월 초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23일 기자 지망생이던 A씨를 호텔에서 강제 키스하려 하는 등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를 호텔에서 만난 사실도, 추행한 사실도 없다. 해당 기사는 나를 낙선시키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당일 해당 호텔에서 결제한 카드 사용 내역이 사실로 확인되자 정 전 의원은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검찰은 정 전 의원이 의혹을 보도한 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봤다.

또 정 전 의원이 프레시안 기자 2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해서도 고소가 허위였다고 보고 무고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검찰은 성추행 의혹의 실체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 이에 정 전 의원 측은 "피해자의 진술 외 성추행에 대한 증명이 없고 일부 불리한 정황이 있더라도 합리적인 의심 없이 유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최후 변론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려 노력한 내가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당일 행적을 추적한 결과 도저히 호텔에 갈 수 없었다는 판단이 내려져 결백을 위해 기자회견을 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성추행범으로 낙인찍혀 발 묶인 세월이 고통스러웠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며 "재판부가 억울함을 꼭 풀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정 전 의원에 대한 선고 기일은 9월 6일로 예정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