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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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늄(Hf·원자번호 72)은 희토류 원소 중에서는 매우 드물게 글로벌 생산량을 중국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과 프랑스가 하프늄의 연간 생산량을 각각 절반씩 양분하고 있다. 두 나라 외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도 소량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희토류 탐구(16) 원자력 발전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하프늄(Hf)
하프늄은 희토류 중 존재량이 꽤 많은 축에 속한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3ppm(1ppm=0.0001%)이다. 대부분 희토류 원소가 중국에 많이 매장돼 있는 모자나이트, 희토류광 등의 광석에서 분리되는 것과 달리 하프늄은 호주, 남아공, 브라질 등에서 채굴되는 지르코늄(Zr) 광석에 소량으로 들어 있다. 하프늄의 연간 생산량은 약 100t 수준이다.

하프늄 생산량의 60%는 원자력 산업에서 원자로 제어봉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하프늄이 중성자를 잘 흡수하는 성질을 나타내기 때문인데, 원자력 발전 시 우라늄 원자의 중성자 흡수를 도와 핵분열을 촉진시킨다.

중성자를 잘 흡수하여 제어봉 재료로 사용될 수 있는 원소로는 붕소(B), 카드뮴(Cd)과 다른 희토류 원소 등이 있으나, 하프늄은 가공이 쉬우면서 뜨거운 물에서도 부식이 잘 되지 않아 가압수형 원자로와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원자로에 적합한 소재로 이름이 나 있다. 하프늄은 핵 잠수함의 원자력 엔진에도 사용된다.

하프늄 생산량의 30%는 항공기와 가스터빈 블레이드 등에 쓰이는 합금을 만드는데 활용된다. 나머지 10%는 플라스마 절단 장비 전극 등 여러 용도로 쓰이고 있다. 외에도 산화하프늄은 반도체 칩의 절연체로 사용되며, DVD 리더용 청색 레이저와 광학 코팅에도 활용되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