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희토류 탐구(15) 프랑스 파리의 옛 이름을 딴 루테튬(Lu)
루테튬(Lu·원자번호 71)은 주기율표 상에서 란탄족 희토류 원소 중 가장 마지막이다. 란타넘족 원소라고도 불리는 란탄족 희토류 원소는 원자번호 57번인 란타넘(La)부터 71번인 루테튬까지의 15개 원소를 총칭하는 말이다. 이들 원소는 가장 바깥 전자껍질에 있는 원자가전자의 배열이 거의 동일하고 이온반지름도 거의 같은 수치를 나타내는 특징을 가진다.

루테튬은 1907년 프랑스, 오스트리아, 미국에서 3명의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각각 독립적으로 발견됐다. 이 중 프랑스 화학자인 조르쥬 위르뱅이 최초 발견자로 인정돼 그의 뜻에 따라 원소 이름을 프랑스 파리의 옛 이름인 루테시아(Lutecia)를 따서 루테슘(Lutecium)으로 명명했다. 이후 1949년에 지금 이름인 루테튬(Lutetium)으로 철자가 변경됐다.

루테튬은 희토류 원소 중 가장 희귀하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0.5ppm(1ppm=0.0001%) 가량이다. 이같은 이유에서 한 때 가격이 가장 비싼 금속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다만 지금은 용도 다변화에 성공한 툴륨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이보다 약간 저렴한 수준이다. 루테튬의 광석 매장량은 약 20만t으로 추정되며, 연간 생산량은 10t가량에 그치고 있다.

[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희토류 탐구(15) 프랑스 파리의 옛 이름을 딴 루테튬(Lu)
루테튬은 희귀하며, 생산도 어렵고 가격도 비싼 축에 속하기 때문에 대량으로는 사용되진 않지만 여러 가지 분야에서 조금씩 활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원유를 정유하는 데 화학 촉매로 쓰인다. 또한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검출기, 암 치료에 쓰이는 방사선 의약품 등에 소량으로 첨가되고 있다. 외에도 X선 형광체, 고굴절율 렌즈, 레이저,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재료 등 다양한 활용처를 가진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