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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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을 수사하던 중 고유정 현 남편을 소환해 조사했다. 현 남편 A씨는 "경찰은 고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고 말해줬다"고 주장했다.

청주 상당경찰서는 지난 24일 오후 4시부터 11시까지 7시간 동안 고유정 현 남편 A(37)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A씨의 조사 내용에 대해 아직 밝힐 수 없다”며 “확보한 진술 내용을 분석한 뒤 A씨에 대한 추가 조사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경찰서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경찰은 과실치사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고유정이 내 아들을 죽였다고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유정이 아기를 죽였다는 정황이 많음에도 경찰은 모든 것을 부정하고 고씨를 돕는 조력자처럼 보인다”며 “지금이라도 아이를 잃은 아빠의 마음을 헤아려 수사해달라”고 덧붙였다.

또 A씨는 “경찰은 지난 6월 3일 조사 당시 제게 직접 고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어떻게 죽였는지 방법까지 설명해 줬다”며 “당시 녹화된 영상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주장했다.

A씨는 “(나는) 경찰이 고유정을 돕는 조력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경찰과 다툴 이유도 없고 단지 아이가 사망한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끝으로 “경찰의 초동 수사가 잘 됐으면 전 남편은 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확실하다”며 “국민들이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시 타살, 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하면서 단독범, 공범 등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기법 상 현 남편에게 당신이 아들 사망에 관련이 없다고 한다면 고유정이 아들을 죽였다고도 볼 수 있지 않느냐”며 “여러가지 범행 가능 형태를 질문하고 대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A씨 조사에 앞서 브리핑을 열고 “아이가 엎드린 상태에서 10분 이상 얼굴과 몸통을 포함한 몸 전체에 강한 압력을 받아 눌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타살(살해)과 과실치사 가능성 모두에 중점을 두고 아이에게 압력이 가해진 경위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부실수사 의혹을 반박했다.

고씨의 의붓아들인 B군(2014년생)은 지난 3월 2일 오전 10시 10분쯤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군은 친부 A씨와 한방에서 잠을 잤고,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잔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와 관련 경찰 거짓말탐지기에서 ‘거짓’ 반응이 나오는 등의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다가 지난달 13일 제주지검에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것으로 의심된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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