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행정부 당국자들의 입을 통해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확인하며 북한의 의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미 폭스뉴스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알려진 24일(현지시간)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며 “(발사 시점은)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서울 방문을 끝낸 직후였다”고 전했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선잡기용’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다음달 열리는 한·미 군사훈련 중단 요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형 잠수함 시찰에 이어 미사일까지 발사하면서 대미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도 공식 성명을 내지 않았다.

북한과 실무협상 재개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미사일 발사의 파장을 줄이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단거리 미사일’이란 점을 내세워 이번 미사일 발사가 미국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도 단거리 미사일이란 점을 강조하며 의미를 축소했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과 함께 실무협상을 앞두고 힘을 과시하기 위한 성격이 큰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에 “그들(북한)은 비무장지대(DMZ) 회동을 우리 측의 과잉 열망의 증거로 해석했을 수 있다”며 “그래서 약간 물러나 무엇을 더 얻어낼 수 있는지 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