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인 축제와 붉은 색채의 도시 이탈리아 시에나(Siena)
시에나의 중심 광장 역할을 하는 캄포 광장
12세기에 세워진 캄포 광장은 오랜 시간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시에나의 중심 광장 역할을 해왔다. 캄포 광장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부채를 펼쳐놓은 듯한 모습이다. 부채 모양은 성모 마리아의 망토를 펼친 모습을 상징한다. 광장은 부챗살을 그려 넣은 것처럼 9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9개의 구역은 중세시대 시에나를 다스린 ‘9인 위원회’를 의미한다. 광장을 빙 둘러싼 건물 사이 사이에는 아홉 개의 길이 있어 어디서든 광장으로 쉽게 드나들 수 있다. 시에나가 언덕을 따라 형성된 도시여서인지 캄포 광장도 경사져 있다. 광장은 예전에 투우장이기도 했고 사형장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캄포 광장이 명성을 얻은 것은 세계적 경마 축제인 시에나 팔리오 축제의 중심 마당으로 활용되면서부터다.
캄포 광장의 랜드마크처럼 우뚝 솟아 있는 푸블리코 궁전(Palazzo Pubblico)은 현재 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푸블리코 궁전에서 가장 높이 솟아 오른 만자의 탑은 높이가 무려 102m나 된다. 시에나가 자치권을 확립한 것을 기념해 1297년 완성했는데 현재는 시에나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푸블리코 궁전 2~3층에는 시립미술관이 있다. 시립미술관에는 일명 시에나파로 불리는 시모네 마르티니의 ‘성모마리아’와 암브로조 로렌체티의 ‘선한 정부와 나쁜 정부’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중세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화가들의 프레스코화는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울림을 줄 정도로 정교하고 화려하다.
성모 마리아의 영광을 기리는 시에나 팔리오 축제
시에나는 작은 도시지만 자치구가 무려 17개나 있다. 이 자치구를 콘트라다(Contrada)라고 한다. 콘트라다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어서인지 거리 곳곳마다 콘트라다를 상징하는 깃발과 동물 조각으로 장식해 놓았다. 시에나 팔리오 축제는 오랜 역사를 지닌다. 13세기 토스카나 지방의 시에나와 피렌체는 경쟁 관계였다. 1260년 시에나 사람들은 피렌체 군과 전투를 앞두고 성모 마리아에게 열쇠를 바치며 도시를 수호해달라고 기원했다. 전투에서 시에나 군은 승리를 거뒀고, 시민들은 승리를 축하하며 성모 마리아의 영광을 기리는 말 경주를 열었다. 이렇게 시작된 시에나 팔리오 축제는 매년 7월 2일과 8월 16일 열린다. 팔리오는 시에나의 각 마을을 상징하는 깃발을 의미한다. 팔리오 경주는 안장 없는 말에 앉아 팔리오를 들고 광장 세 바퀴를 가장 빨리 도는 말이 우승을 차지한다.
팔리오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조용한 중세도시가 축제를 즐기러 온 다양한 국적을 가진 관광객들로 북적북적한다. 경주가 열리기 전부터 축제의 열기는 뜨겁다. 자신이 사는 콘트라다를 상징하는 문장이 그려진 깃발을 흔들며 중세기사 복장을 한 사람들이 골목을 행진한다. 스카프처럼 콘트라다 깃발을 목에 두른 수많은 사람이 행렬 뒤를 따른다.
오후 4시, 만자의 탑에서 종이 울리면 경주에 참가하는 콘트라다의 기수들과 중세풍 복장을 한 행렬이 깃발을 앞세우고 등장하기 시작한다. 나팔수, 북 치는 사람, 군악대, 팔리오를 덮은 말과 기수들이 행진을 준비한다. 5시가 되면 화려한 행진이 시작된다. 건물 높은 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탈리아 전역에 축제 모습을 TV로 생중계한다.
흑사병이 창궐해 미완성으로 남은 시에나 대성당
캄포 광장에서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갑자기 웅장한 건축물이 나타난다. 시에나의 두오모, 시에나 대성당은 12세기부터 200여 년에 걸쳐 지어진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혼합된 성당이다. 정식 명칭은 산타 마리아 델라순타로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성당으로 손꼽힌다. 화려한 모자이크 문양이 장식된 대리석 바닥을 사뿐히 밟고 흰색, 분홍색, 회색의 대리석 줄무늬 모양이 화려한 성당 앞에 이른다. 성당 정면의 둥근 창을 감싸고 있는 40 성인의 모습과 그 아래 초록색 문 위에 걸려 있는 태양을 상징하는 조각이 인상적이다. 대성당의 종탑은 마치 스프라이트 티셔츠를 입은 것처럼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로 디자인됐다. 흑백의 줄무늬는 시에나의 문장을 상징한다.
시에나=글·사진 이솔 여행작가 leesoltour@naver.com
여행메모
시에나는 보통 피렌체에 머물면서 당일로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역에서 시에나역까지 기차로 1시간30분(편도 8.7유로) 걸린다. 시에나역에서 구시가지까지는 오르막길이고 거리도 멀어 시내버스(승차권 1.5유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피렌체에서 버스를 타면 그람시 광장까지 바로 가기 때문에 버스를 타는 것이 편하다. 버스로 1시간15분(8.5유로)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