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들과 함께 회담장인 청와대 본관 인왕실로 걸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은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들과 함께 회담장인 청와대 본관 인왕실로 걸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은 지난해 3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는 18일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를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제 보복”이라고 규정하고 “즉시 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정부와 5당이 함께하는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180분에 걸쳐 진행된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4개 항으로 이뤄진 발표문에는 “(일본의 조치는) 한·일 양국의 우호적·상호 호혜적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 데 정부와 여야는 인식을 같이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에 초당적으로 합의하고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매우 든든해 할 것”이라며 만남의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작년 3월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황 대표는 “일본의 경제 보복은 대단히 잘못된 것으로 준엄하게 성토한다”면서도 “정부는 별다른 대책 없이 말로 국민감정에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일(對日)·대미(對美) 특사를 파견하고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교안보라인을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손 대표도 “반일(反日) 감정에 호소하거나 민족주의 대응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안 통과는 이날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것은 추가경정예산안을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반면 황 대표는 “경제 현장에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이 경제 보복을 꿈도 못 꾸게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초당적 협력에는 뜻을 모았지만 해법 마련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이며 이날 회동은 예정된 2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