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편의점 도시락에 붙어다니던 수식어다. 3000~4000원으로 돈가스 등 메인 반찬에 김치, 나물, 밥까지. 배고픈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을 찾는 사람)’이 찾는 든든한 한끼였다. 이 편의점 도시락이 바뀌고 있다. 무조건 값싼 제품보다는 질을 높인 메뉴가 인기다.

CU는 지난 2일 출시된 ‘치즈 만수르 돈까스 도시락’(사진)이 가장 많이 팔리는 도시락이 됐다고 18일 밝혔다. 개당 5000원으로 다른 도시락보다 10~20%가량 비싸다. 이 제품은 출시 3일 만에 하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뒤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CU의 도시락 제품 20종 가운데 최단기간에 매출과 판매량 1위 자리를 꿰찼다.

‘치즈 만수르 돈까스 도시락’에 담긴 돈가스는 네 조각 뿐이지만 100% 자연 치즈를 담아 전문 프랜차이즈 수준의 맛을 구현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두툼한 고기에 치즈를 넣고 샐러드와 비트 무, 햅쌀로 지은 흰 쌀밥을 함께 담아 편의점 도시락의 수준을 높였다. ‘만수르’라는 이름으로 품질에 집중한 ‘가심비’ 콘셉트를 강조했다. 만수르는 중동을 대표하는 부호로, 최근 국내에서는 ‘과할 정도로 굉장히 많다’는 의미의 수식어로 쓰인다.

이 제품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소문이 나며 매출이 늘고 있다. 7월 중순 현재 판매 2위 제품인 ‘모두 다 돼지 도시락’과 비교해 매출이 27% 많다.

CU는 ‘치즈 만수르 돈까스 도시락’의 후속 제품으로 ‘육즙 만수르 비프 함박 도시락’을 23일 출시할 예정이다. 햄버그 스테이크에 갈릭크림 파스타, 가라아게, 소시지, 삶은 달걀을 담는다. CU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을 넘어선 고품질, 프리미엄 제품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