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스팅어 미사일 등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 상당의 최신 무기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반대해온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대만에 M1A2 에이브럼스 전차 108대와 스팅어 휴대용 방공 미사일 250기 등을 판매하는 계획을 국무부가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미 의회에 해당 무기의 대만 수출을 최종 승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의회는 표결을 통해 무기 판매를 거부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이 의회에 통보한 무기 판매 목록에는 거치용 기관총과 탄약, 허큘리스 기갑 구조 장갑차, 중장비 수송 차량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DSCA는 성명을 통해 “이번 판매는 대만 요청으로 이뤄졌다”며 “대만 군대의 현대화와 방어 능력 유지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1992년 F-16 전투기 150대를 판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대만 지원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줄곧 대만과 관계 강화를 위해 주요 무기를 판매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대만은 병력과 화력 면에서 중국에 크게 열세인 상황이다.

중국은 대만에 무기를 팔기로 한 미국 결정에 강력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했으며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초 대만과의 통일을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