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4대 금융지주가 소란스럽다. 포화되고 있는 국내 은행업을 벗어나 추가 성장을 위한 동력 마련에 분주하다.2019년 상반기 4대 금융지주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이 제시하는 미래의 모습을 조망해 봤다.
[금융지주 반기결산] KB금융② 은행 수익성 떨어지는데…갈 길 먼 '비은행' 사업
KB금융지주는 12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은행, 증권, 손해보험, 카드 등이 있다. 지난해 지배주주 순이익은 3조689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2조1440억원을 거둔 후 연평균 22% 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2019년 상반기 순이익은 1조85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1조7925억원에서 4%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街)에서는 올해 KB금융의 연간 순이익을 3조287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문제는 핵심 자회사인 국민은행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 전체 순이익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성을 나타내는 원화대출 증가액이 5대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1조원대)에 머물고 있어서다. 이는 서울시 금고를 유치한 신한은행(8조7200억원), KEB하나은행(6조5300억원)·우리은행(5조7000억원)·NH농협은행(3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KB금융그룹 전체 순이익 가운데 은행 비중은 70%에 가깝다. 80~90%를 기록하던 2010년대와 비교해 개선됐지만 과도한 '은행 쏠림'은 여전하다.

은행 비중은 올 1분기에 64%까지 떨어졌지만 갈 길은 멀다. 계열사별 자산총액에서도 은행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1분기 기준 KB금융의 총 자산은 490조7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81%가 은행이다. 11개 자회사(122조원)의 자산을 모두 더 해도 은행(368조원)의 3분의 1에 못 미친다.
사진=KB금융
사진=KB금융
비은행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KB금융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여기에 계열사간 효과를 확대 중이다.

KB증권은 현대증권의 소매 채널과 KB투자증권의 기업투자금융(CIB)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올 1분기 순이익 809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전분기(순손실 324억원) 대비 순이익은 1133억원이나 늘었다. 주가연계증권(ELS) 수익의 안정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2분기

손해보험도 마찬가지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과 함께 손해보험업계 '빅4'로 불리는 KB손해보험은 1분기 전분기 대비 739억원 늘어난 75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더욱이 손해보험은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가 갖고 있지 않은 사업으로 KB금융이 리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아있다. 증권과 손해보험 사업을 강화하면서 포트폴리오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두 사업의 성장세는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다. 증권은 금리가 내려가 이익을 보는 '채권 평가이익'을 제외하면 성장세라 말할 수 없고 손해보험도 과거 LIG손해보험의 규모를 감안할 때 초라한 수준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지난 2~3년 간 포트폴리오 관리에 집중하면서 생명보험을 제외한 모든 금융 사업을 갖췄다. 생명보험도 수 년내 인수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증권과 손해보험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아쉽다. 명확하지 않은 글로벌 전략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 평가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