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센터 행사 발언…AP "증거 제시 안 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대선 개입 덕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다면서 정통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카터 센터가 버지니아주 리즈버그의 한 리조트에서 개최한 기부자 행사에서 "러시아가 (미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 개입은, 아직 계량화되지 않았지만, 만약 완전히 조사된다면 트럼프가 2016년 실제로 선거에서 승리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트럼프)는 선거에서 패했고 러시아인들이 그를 대신해 개입했기 때문에 취임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통성이 없는(illegitimate) 대통령이라고 믿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내가 방금 말한 것에 근거해, 나는 그것을 철회할 수 없다"며 "나는 예스라고 말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당시 선거인단 투표에서 304 대 227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겼다.

다만, 총득표수는 클린턴보다 280만표가량 적었다.

앞서 미 정보당국은 2017년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지난 대선 기간에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돕고 민주당 클린턴 후보를 약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국은 러시아의 개입이 대선에 영향을 끼쳤거나 트럼프의 승리에 기여했는지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이후 로버트 뮬러 특검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유착 의혹을 수사했지만, 러시아가 트럼프 측근들과 공모했다는 것을 밝히지 못했다고 AP는 설명했다.

AP는 "카터의 발언은 전 세계 선거감시 활동의 최전선에 있는 카터 센터의 기부자 행사 패널 토론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카터는 민주당 소속으로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제39대 미 대통령을 지냈다.

재선에 실패한 후 비영리재단을 설립해 질병 퇴치, 부정 선거 감시 등의 활동을 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