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성적표 가로채는 수고 덜었다" 환영…일부 아쉽다는 반응도
서울대, 성적표 우편발송 중단하기로…"개교 이래 처음"
서울대가 올해 1학기부터 학생 가정에 성적표를 발송하지 않기로 했다.

'종이 성적표'가 사라지는 것으로, 서울대 개교 이래 처음이다.

서울대는 2019학년도 1학기부터 매 학기 말 해오던 학부생 성적표 우편 발송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종이 성적표 대신 서울대 포털 사이트를 통해 전산상으로 자신의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온라인 성적 확인이 보편화 되면서 우편으로 종이 성적표를 발송할 필요가 줄었다"며 "예산 절감과 학사행정 효율화 차원에서 우편 발송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이 성적표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친구의 집을 주소지로 등록하거나 제대로 된 주소를 적지 않는 등의 이유로 성적표가 반송되는 경우도 잦았다"며 "지난해 2학기 대학원생 성적표 우편 발송 중단을 시작으로 올해 학부생까지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적표를 우편으로 발송할 경우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서울대 총학 관계자는 "대학 본부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사전 협의를 했고, 우편 발송 중단의 필요성에 대한 대학의 설명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해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생은 초·중·고등학생과 달리 엄연한 성인"이라며 "개인정보인 성적을 타인에게 공개할 때는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성적표 우편 발송에는 사전 동의 과정이 생략됐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 총학이 성적표 우편발송 중단 소식을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공지하자 한 이용자는 "성적표를 중간에서 가로채기 위해 매일 우편함을 확인하던 수고를 덜게 됐다"며 환영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종이 성적표를 모으는 재미가 있었는데, 사라진다니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