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철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장 "의료 質은 국내 1등…환자 중심 DNA 키울 것"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은 중증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곳입니다. 인공심장이식과 에크모(인공심폐기) 시술 등을 선도하며 4차병원 역할을 했죠. 앞으로도 수익보다 최선의 진료에 집중하는 환자 중심 DNA를 키워가겠습니다.”

올해 4월 취임한 권현철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장(순환기내과 교수·사진)은 “의료의 질은 이미 국내 1등”이라며 “심장·뇌혈관 치료 분야에서 양보다 질에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권 병원장은 2000년대 초 급성 심근경색 환자 등의 심장혈관을 뚫기 위해 허벅지 대신 손목 혈관으로 스텐트를 넣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의 항혈소판제 치료 기간에 관한 연구를 해 국제학술지 란셋에 실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가이드라인이 됐다.

삼성서울병원은 2014년 3월 국내 처음 심장뇌혈관병원 문을 열었다. 초대 병원장은 오재건 메이요클리닉 순환기내과 교수가 맡았다. 환자를 중심에 둔 메이요클리닉 시스템을 이식하기 위해서다. 개원 5년을 맞은 올해부터 권 병원장이 뒤를 이었다. 그는 “메이요클리닉 시스템을 한국 실정에 맞도록 안착시켜야 한다”고 했다.

권 병원장은 2013년 심장과 뇌혈관, 다리혈관을 진료하는 의사가 함께 환자를 보는 다혈관클리닉을 세웠다. 여러 혈관질환을 함께 앓는 심장질환자가 체계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첫 번째 시도다. 수술할 때만 쓰던 에크모를 심정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사용한 것도 이 병원이 처음이다.

권 병원장은 “죽어가는 환자를 에크모로 살리고 나니 이후가 문제였다”며 “심장이식을 받으려고 대기하던 환자를 위해 도입한 게 인공심장(엘바드·L-VAD)”이라고 했다. 인공심장 이식 수술을 국내 처음 도입해 30건 넘게 했다. 국내 최다다. 심근경색 치료,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 성적은 국내는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7년과 지난해에는 심장뇌혈관병원과 심장센터 의료 질을 분석해 공개하는 보고서도 냈다. 그는 “의료 질만큼은 책임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서비스 효율도 높이고 있다. 수술 전 불필요한 입원 기간을 줄이고 심방세동 환자를 위한 교육자료도 마련했다. 환자에게 혈관조영술 예정 시간을 안내해 공복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도 해결했다.

그는 “병상 가동률이 120%에 이를 정도로 많은 환자가 찾고 있다”며 “의사는 물론 간호사, 행정직 직원 등 모든 전문가가 서로 존중하고 함께 환자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케어기버 문화를 전파하겠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