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家電)을 나답게.”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새 비전 ‘프로젝트 프리즘(PRISM)’을 공개했다. 프리즘이 백색의 빛을 다양한 색으로 분리하듯 삼성전자가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열겠다는 의미다. 첫 작품으로 선보인 것이 모듈형 냉장고 ‘비스포크’다. 취향에 따라 디자인을 바꿀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원하는 기능을 합치고 떼어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4일 생활가전사업의 새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과 프로젝트 첫 번째 신제품 ‘비스포크’ 냉장고를 공개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이 비스포크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4일 생활가전사업의 새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과 프로젝트 첫 번째 신제품 ‘비스포크’ 냉장고를 공개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이 비스포크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소비자 중심’ 가전 제작

삼성전자는 4일 서울 도산대로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라이프스타일 생활가전’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은 생활가전사업부의 새 비전 프로젝트 프리즘을 공개하며 ‘삼성 생활가전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예정된 발언 시간(5분)을 훌쩍 넘긴 22분간 마이크를 놓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발표했다. 직접 찍은 자택 주방의 냉장고 사진 등을 공개하는 등 발표 자료에도 공들여 준비한 흔적이 역력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소비자 최우선’이다. 김 사장이 발표 때 가장 많이 쓴 단어도 ‘소비자’(26회)였다. 소비자의 경험, 가치, 취향을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가전에 적극 반영해 ‘맞춤형 가전’ 시대를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사장은 “밀레니얼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나만의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퍼지고 있다”며 “삼성이 다양한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을 담아내는 프리즘 같은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냉장고 문 색상 수시로 교체 가능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냉장고 비스포크는 삼성전자의 ‘소비자 취향 존중’ 의지가 반영된 첫 번째 생활가전 제품이다. 제품명에도 가치를 담았다. 비스포크는 ‘맞춤형 양복’ ‘주문제작’을 뜻하는 말이다.

비스포크 소비자는 외관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다. 냉장고 문 소재와 색깔을 구입 후 쓰는 도중에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소재는 세 가지며 색상은 흰색, 회색, 남색 등 아홉 가지로 구성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도어의 소재와 색상은 인테리어에 따라 바꿀 수 있다”며 “교체 비용은 4도어 기준 도어 하나당 10만~15만원 수준이고 디자이너 제품은 가격이 좀 더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한 것도 특징이다. 비스포크는 총 8개 모델로 구성돼 있다. 각 모델의 기능은 다르지만 높이는 약 185㎝로 같다. 소비자는 가족 구성원 수, 주방 형태 등에 따라 필요한 모델을 산 뒤 조합할 수 있다. 1인 가구가 2도어 모델을 쓰다가 결혼 후 김치냉장고가 필요하면 ‘김치플러스’ 모델을 구입해 기존 제품 옆에 붙이면 된다. 김 사장은 “색상, 재질, 모델 조합에 따라 2만여 개의 선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를 시작으로 연내 프로젝트 프리즘이 붙은 제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황정수/고재연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