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붉은 점화 '무제' 72억…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낙찰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1913~1974)의 붉은색 전면점화가 홍콩 경매시장에서 72억원에 팔렸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은 김환기의 1971년작 ‘무제’(사진)가 지난 26일 홍콩 그랜드하얏트살롱에서 열린 경매에서 구매수수료를 제외한 4750만홍콩달러(약 72억원)에 낙찰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지난해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85억3000만원에 팔린 김환기의 ‘3-Ⅱ-72 #220’이 세운 최고가 기록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뉴욕 시절 그린 이 작품은 세로 255㎝, 가로 204.1㎝의 화면에 붉은색 점을 무한히 찍고, 맨 위쪽에는 푸른색 점띠를 두른 작품이다. 캔버스 왼쪽 밑단에도 작은 푸른 색면을 냈다. 대작인 데다 푸른색과 붉은색이라는 색채 사용의 탁월성 등이 작용해 미술계에서는 이미 70억원 이상에 팔릴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왔다.

이번 경매로 한국 미술품 경매가 순위도 일부 바뀌었다. 김환기의 ‘3-Ⅱ-72 #220’이 1위를 고수하고, 2위도 붉은 전면점화가 차지하면서 낙찰가 65억5000만원의 김환기 푸른색 전면점화 ‘고요 5-IV-73 #310’은 3위로 밀려났다. 상위 10위권에 김환기의 작품은 여덟 점으로 늘었다. 서울옥션은 이날 경매낙찰률 74%, 낙찰총액 6800만홍콩달러(104억원)를 기록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