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장에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주식을 되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주식을 빌린 가격보다 싸게 사들여 차익을 올리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수록 유리하다. 급격히 늘어난 공매도 물량은 증시를 더욱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금액은 5643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하루평균 2000억~3000억원대였던 것이 조정장이 시작된 이달 들어 4000억~5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증시가 하락하면 공매도 대기자금인 주식 대차(대여) 잔액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매도 대기자금인 주식 대차(대여) 잔액은 23일 기준 66조5186억원으로 두 달 전(64조5281억원)보다 3.08% 늘었다.

대차 잔액이란 공매도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을 말한다. 증권가에서는 대차 잔액을 공매도 선행지표로 본다. 최근 주가 하락에도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하락장에서 공매도가 늘어나면 추종 매도가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며 “공매도 급증과 함께 주가가 더 빠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넷마블, CJ CGV,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셀트리온 등 이달 들어 공매도 거래량이 유독 높았던 종목은 대부분 주가가 급락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