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위안화가 급등, 달러당 6.9위안을 돌파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위안화가 급등, 달러당 6.9위안을 돌파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위안화가 급등하고 있다. 달러당 7위안 돌파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7위안이 뚤리면 외국인 자본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급등세를 연출하던 원 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세로 전환했다.

14일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6.9192위안까지 올라,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4개월 반 만에 가장 높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환율을 달러당 6.8365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고시환율 달러당 6.7954위안에 비해 0.60% 급등한 것이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해 11월 미중 무역 전쟁 우려로 달러당 7위안 선에 바짝 다가섰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만나 휴전에 합의한 이후 올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7위안 안팎으로 형성됐다.

그러나 이달 초 중국이 지적재산권, 기술 강제 이전, 환율 정책 등 협의됐던 대부분의 주요 항목들에서 법안 개혁에 대한 기존의 약속을 행정명령으로 대체, 미중 무역전쟁이 재개되면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연중 저점 대비 3% 이상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하락시켜 미국의 고율 관세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를 용인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을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본유출, 증시 폭락 등을 유발, 중국 경제 큰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 정부가 위안화 저평가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하면서 미중 무역협상의 주요 의제로까지 올린 만큼 중국의 위안화 가치 하락 용인은 미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율 인상에 맞서 당장 맞불을 놓기는 했지만 추가 협상을 통한 무역 분쟁 해소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현 상황에 비춰봤을 때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안정에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인민은행 산하 경제지 금융시보는 이날 기사에서 "외부 환경 변화가 시장 심리에 비교적 큰 영향을 끼쳐 단기적으로는 위안화 환율에도 압력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지속해서 큰 폭의 평가절하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1190원까지 오르면 연고점을 또다시 경신했던 원 달러 환율도 소폭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날 오후 2시 7분 현재 원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0원(0.08%) 내린 118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성공할지 여부를 앞으로 3~4주일 내에 알게 될 것이라며 성공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13일(현지시간) 밝히면서 원 달러 환율 급등세가 진정됐다.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오른 119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오전 9시 4분 현재 상승폭을 줄인 118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로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오른 119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오전 9시 4분 현재 상승폭을 줄인 1188.90원에 거래되고 있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