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경기 악화와 안보 불안에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한 반면 한국당은 강도 높은 대여 투쟁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켰다는 분석이다.
‘민생·투쟁 대장정’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9일 울산 북구 매곡산업단지 내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국몰드를 방문해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생·투쟁 대장정’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9일 울산 북구 매곡산업단지 내 자동차 부품업체인 한국몰드를 방문해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민주당은 36.4%, 한국당은 34.8%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내인 1.6%포인트 차이였다.

지난달 둘째주부터 3주간 오름세를 이어온 민주당은 전주보다 3.7%포인트 떨어지며 하락 반전했다. 전통적 지지 기반인 광주·호남(57.1%→43.5%)과 중도층(41.4%→32.9%)에서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한국당은 전주보다 1.8%포인트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31.3%→42.5%)과 30대(24.0%→36.1%)에서 상승폭이 컸다. 한국당 지지율은 한 달 새 3.6%포인트 올랐다.

지난 2년간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부정 평가가 57.5%로, 긍정 평가(36.7%)를 크게 앞섰다. 특히 ‘매우 잘못했다’(38.8%)는 응답은 ‘매우 잘했다’(16.1%)는 응답의 두 배를 넘었다.

‘민생·투쟁 대장정’ 사흘째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울산 매곡산업단지에서 최고위원회·문정권경제실정백서특위 연석회의를 열었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앉아서 조작된 보고만 받지 말고 지금이라도 절망의 민생 현장으로 나와 보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이 정권이 국민의 분노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바로잡을 때까지 민생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정책의 대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당 차원에서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한국당 경제실정백서특위는 이날 ‘문 정권 경제 실정 징비록’을 발간했다. 김광림 특위 위원장이 주도해 제작한 이번 백서에는 정부의 10개 중점 경제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제로화, 친노조·반기업 정책,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문재인 케어, 탈(脫)원전, 미세먼지 대책, 4대강 보(洑) 해체 등이 망라됐다.

황 대표는 백서 머리말에 “향후 경제 파탄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는 첫걸음인 만큼 징비록으로 이름 지었다”며 “국민의 피와 땀으로 건설한 대한민국 경제가 이 정권의 폭정으로 무너져 가고 있다”고 썼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