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사진=왓차
박찬욱 감독/사진=왓차
박찬욱 감독 첫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 연출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26일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서 진행한 영화 '리틀 드러머 걸:감독판'(이하 '리틀 드러머 걸') 인터뷰에서 "다양한 플랫폼에서 관객들은 이 작품을 만날 수 있지만, 전 작업할 땐 영화를 만들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찍고, 후반 작업도 했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TV 드라마를 하다가 영화를 찍고, 그렇게 왔다갔다 하는 게 한국에선 흔하지 않지만, 전 세계적으로 흔히 있는 일이었다"며 "거부감은 없었고, 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드라마를 극장에서 상영했을 때 느낀 충격도 솔직하게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국에서 방송판 2개 에피소드를 굉장히 좋은 극장에서 상영했다"며 "사운드도 좋고, 굉장히 큰 극장이었는데 '그래, 영화는 이렇게 봐야지. 다신 TV를 하기 힘들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긴 했다. 다음에 드라마를 한다면 극장을 포기해야 할 각오가 될 정도로 좋은 이야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고백했다.

극장과 드라마, 온라인 플랫폼까지 '리틀 드러머 걸'은 다양한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찾는다. 박찬욱 감독은 "6개 에피소드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각기 다른 엔딩 작업을 해야했다는 것 말고는 각본, 촬영, 후반작업까지 모든 것이 영화와 똑같은 기준으로 했다"며 "스마트폰으로 보는 사람들을 고려해 클로즈업을 하고, 작은 화면이니 음향이나 CG를 대충해도 된다, 이런 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왓챠를 통해 한국에서도 '리틀 드러머 걸'이 선보여질 수 있다는 얘길 듣고 무작정 전화를 해서 이벤트 상영으로 극장에서 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간곡하게 사정했다"며 "이 작품이 영미권에는 다 공개가 됐지만, 한국 관객들은 저에게 특별하니까 최상의 버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남다른 감정을 전하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은 2003년 영화 '올드보이'로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올랐다. 전작 '아가씨'로 한국영화 최초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기도 했다.

'리틀 드러머 걸'은 박찬욱 감독의 첫 미니시리즈다. 1979년 이스라엘 정보국 비밀작전에 연루돼 스파이가 된 배우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 요원 간의 치밀한 심리전이 담겼다. 앞서 영국 BBC와 미국 AMC를 통해 방영된 '리틀 드러머 걸' 방송판은 대범한 전개, 놀라운 미쟝센으로 현지 언론을 통해 호평을 받았다.

감독판은 오는 29일 완챠플레이에서 6편 전편이 공개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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