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 중인 ‘QM6’ / 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 중인 ‘QM6’ / 사진=르노삼성
일반에 액화석유가스(LPG) 연료를 쓸 수 있도록 규제가 풀릴 전망이다. 디젤(경유) 대신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라서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기대를 걸고 신차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LPG 차량을 일반인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즉시 시행된다.

이 같은 규제 철폐 배경에는 미세먼지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PG 차량은 가솔린(휘발유) 등 보다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다.

하지만 그동안 LPG 차량은 구매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왔다. 신차는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과 국가유공자에 한해 판매가 허용돼 있다. 지금은 일반인은 5인승 이상 레저용 차량(RV), 배기량 1000㏄ 미만 경차 등만 구매 가능하다.

일반인의 경우 실제 살 수 있는 신차가 더 적다. 완성차 업체가 LPG 차량을 내놓고 있지 않아서다. 대부분은 리스를 비롯해 장기렌터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고차는 5년 이상 되어야 소유할 수 있다.

올해는 LPG 차량 규제를 푸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완성차 업체 역시 신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가장 기대감이 큰 곳은 르노삼성자동차다. 르노삼성은 올 상반기 LPG 연료를 쓰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를 내놓는다. 국내 유일한 SUV 선택지라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 중형 세단 SM6, 준대형 세단 SM7의 LPG 모델을 판매 중이다.

특히 부피를 줄인 도넛형 연료 탱크를 장착해 트렁크 공간이 넓다. 회사 측은 실적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LPG 모델을 포함했다. 특히 이전 모델보다 연비를 8.4% 개선하는 등 경제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라인업 보강을 위해 소형 SUV인 코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의 경우 경차 모닝과 K5, K7, 봉고 등이 LPG 연료를 사용한다. 다만 RV인 카렌스는 지난해 단종됐다. 쌍용차는 관련 업체와 협업해 티볼리 가솔린 엔진에 LPG 연료 시스템을 별도 탑재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그간 규제 때문에 판매가 쉽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조건에 맞는 여러 LPG 차량을 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LPG 차량 대수는 203만5403대로 집계됐다. 2011년 243만 대 수준에서 연평균 약 5만 대 줄어드는 등 8년째 감소세를 보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