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여파로 인한 원전 핵심 인력 이탈이 심상치 않다.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까지 인력 ‘엑소더스(대탈출)’가 확산되고 있다. 원전 공기업에서만 자발적 퇴직자가 작년 말까지 264명에 달했다. 민간 최대 원전기업인 두산중공업에서도 원전 인력 80여 명이 떠났다.

[단독] 脫원전에 핵심 인력 '엑소더스'…340여명 이탈
24일 정유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한국전력기술,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에서 받은 ‘원자력 관련 퇴직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퇴직한 원전 분야 임직원은 144명이었다. 정년퇴직이나 해임 등을 제외한 퇴직만 집계한 결과다. 세 기업의 자발적 퇴직자는 2015년 77명, 2016년 93명에 그쳤으나 탈원전 정책이 시작된 2017년 120명으로 급증했고 작년에도 증가세가 멈추지 않았다.

민간 원전기업도 인력 유출이 심각하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2017년 이후 퇴직한 원전 분야 임직원이 80명 정도”라며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어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인력 이탈은 700여 개 중소 원전 기자재·설계업체까지 합치면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26.8%에서 작년 23.4%로 급감했다. 1984년(21.9%) 후 34년 만의 최저치다. 발전 단가가 가장 싼 원전 비중이 줄면서 한국전력은 지난해 6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덩달아 전기요금 인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