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9'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내놓았다.
폴더블폰이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주가 운명이 결정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코오롱인더스트리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폴더블폰 디스플레이의 핵심부품인 투명폴리이미드필름(CPI)를 생산한다. CPI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접어도 티가 나지 않아 폴더블폰에 알맞다.
코오롱인더의 필름·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2018년 3분기 누적으로 12.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10.38%, 2017년 10.84%로 꾸준히 확대 중이다.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 폴드에는 일본 쓰미모토의 CPI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차세대 폴더블폰에는 강화유리(UTG)가 적용될 가능성을 거론했다.
코오롱인더의 주가는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19일 코오롱인더의 종가는 전날보다 10.11% 하락한 5만51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전날에는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1.27% 상승했다.
먼저 이번 이슈가 코오롱인더에 악재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이외의 다른 제조업체들도 폴더블폰 개발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UTG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모토로라,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 등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할 예정으로 이들 폰에는 CPI 필름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삼성전자도 기존 스마트폰의 강화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개발이 중요한 상황에서 소재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UTG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필름 부문 신규 사업 CPI는 당초 예상과 달리 삼성전자의 UTG 선회 가능성 등으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다만 중화권 스마트폰 등의 CPI 수요는 여전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갤럭시 폴드만 놓고는 손익을 따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차세대 폴더블폰이 상용화될 시기가 한참 남아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폴더블폰 자체가 상용화 단계가 아니다"며 "차세대 폴더블폰이 나오는 시기는 최소 수년 후로 전망돼 현 상황에서 필름 혹은 강화유리를 사용하는데 따른 수혜를 가늠하기는 무리"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