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인상을 앞두고 카드업계와 대형 가맹점간 갈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카드사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수수료를 올리는 것이라고 하지만 대형가맹점 입장에서는 '왜 우리만 올리느냐'며 반대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연매출이 500억원 초과하는 대형가맹점에 3월 1일부터 수수료율을 올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말께 보냈다.

이는 3년마다 진행하는 적격비용(원가) 재산정에 따른 수수료율 조정 결과라는 것이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부가서비스 적립·이용과 직접 관련된 가맹점에 비용을 부과하고 마케팅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상한의 차등 구간을 세분화하겠다고 했다.

이는 기존에 할인, 포인트 적립 등으로 발생한 마케팅비용을 전 가맹점에 고르게 부과했다면 실제 마케팅이 진행된 가맹점을 선별해 비용을 청구하라는 의미다.

예컨대 카드사가 5% 할인 혜택을 주는 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대부분 고객은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이 혜택을 누리는데 중소 가맹점이 대형가맹점과 똑같이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마케팅비용률 상한의 적용 구간을 2단계에서 3단계로 세분화하면서 500억 초과 구간은 기존 0.55%에서 0.8%로 올렸다.

즉, 카드 수수료율이 0.25%포인트 인상될 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이번에 카드업계가 대형가맹점에 보낸 인상안도 0.2%포인트 내외 수준이다.

대형가맹점의 평균 수수료율은 2016년 기준 대형마트 1.96%, 백화점 2.04%, 통신 3개사 1.8%이다.

카드사의 이런 인상 방침에 대형 통신사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대형 통신사는 수수료율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담은 공문을 카드사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할 때마다 통신사, 자동차, 유통사, 항공사 등 대형가맹점들은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해왔다.

카드사들은 그때마다 자신들의 마진을 줄이는 선에서 주요 고객사인 대형가맹점과 타협해왔으나 이번에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카드사들은 과거와 달리 뒤로 물러설 여지가 많지 않아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내놓은 개편방안에서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을 기존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연매출 30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이에 우대수수료를 적용받는 가맹점 비중이 전체의 84%에서 96%로 커졌다.

당국은 나머지 4%에 해당하는 일반가맹점의 수수료도 손댔다.

30억원 초과∼100억원 이하는 평균 2.2%에서 1.9%로, 10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는 평균 2.17%에서 1.95%로 각각 낮추는 것을 유도하겠다고 했다.

우대수수료의 수준을 정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몫이지만 일반가맹점의 수수료율에 금융당국이 개입할 어떤 법적 근거가 없다.

당국이 '유도'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올려 받을 수 있는 대상은 500억원 초과 대형가맹점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대형가맹점으로서는 전반적으로 카드수수료가 내려가는데 왜 우리만 올리느냐 '볼멘소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형가맹점은 카드사와 관계에서 '갑'에 가까워 수수료 협상에서 자신들 입장의 상당 부분을 관철해왔다.

이번 적격비용 재산정 때 카드사 노동조합이 500억원 초과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인상을 법령으로 명문화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형가맹점 수수료를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소폭 올려받으면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대형가맹점의 반발이 심하면 다음달 1일 인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