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기술력 앞세워 '친환경' LNG 추진선 적극 수주
높은 선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해운사들은 LNG 추진선 발주를 늘리는 추세다. IMO의 황산화물 규제는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주요 선사들은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 가지 대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탈황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해 황산화물을 줄이거나 △유황 성분이 낮은 저유황유를 쓰거나 △LNG 추진선으로 선박을 바꾸는 것이다. 스크러버 장착은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저유황유는 가격이 비싸다. 이에 비해 LNG 추진선은 기존 선박 연료인 벙커C유에 비해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다. 질소산화물 배출을 85%,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을 25%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연료비도 35%가량 줄일 수 있다.
2025년부터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규제인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3단계가 도입되면 LNG 추진선박으로의 전환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에서 발표된 해사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사 10곳 중 4곳은 신규 선박 발주 시 LNG 추진선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선급회사인 영국 로이드도 2025년까지 최대 1962척의 LNG 추진선이 건조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10월 에이치라인해운(H-Line)과 LNG 추진 벌크선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최초로 발주된 LNG 추진 대형 벌크선을 현대중공업이 짓게 된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원유운반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LNG 추진 선박을 수주하며 LNG 추진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작년부터 도쿄와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 세계 각지에서 LNG 추진 선박 설명회를 여는 등 시장 확대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작년에만 11척, 12억달러(약 1조3458억원)의 LNG 추진선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도 2025년까지 100여 척의 LNG 추진선 건조를 목표로 하고 있어 현대중공업그룹의 수주 실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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