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초기 ETF 투자는 증시 대표지수나 업종지수를 사들이는 데 그쳤다. 최근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색 ETF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수수료가 싸고 거래가 쉬운 패시브 펀드에 다양한 운용전략으로 초과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펀드의 장점을 가미한 ‘스마트 베타 ETF’가 대표적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턴어라운드’ ETF는 실적이 회복되는 시기를 맞은 기업에 투자한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 중 3년 이상 실적 데이터가 있고, 시가총액 2000억원이 넘는 주식이 편입 대상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수익성, 영업효율성, 재무건전성 등 네 가지 측면에서 종목을 평가해 점수를 부여하고,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 중 점수가 높거나 점수의 상승폭이 큰 30개 종목을 편입한다. 이 상품은 지난 8일 기준 최근 3개월 동안 13.54% 수익을 냈다.

가치주 투자 철학을 모방한 ETF도 눈에 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우량가치’는 최근 3개월 동안 12.89% 수익을 냈다. 이 상품은 시가총액 대비 매출, 순자산, 현금흐름, 배당금 등 기업가치를 추정할 수 있는 항목을 수치화해 점수를 매긴다. 자기자본영업이익률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등 우량한 기업인지도 동시에 판단한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50개 종목을 똑같은 비중으로 투자한다. 종목 교체는 매년 두 차례 이뤄진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스마트베타 Quality’(최근 3개월 수익률 11.66%) ‘KODEX 가치투자’(11.53%) 등도 비슷한 방식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땐 배당주 ETF나 저변동성 ETF에도 주목할 만하다. 배당주 ETF도 종류가 다양하다. 배당주 가운데서도 중소형 고배당주에 집중해 더 높은 수익률을 노리는 ‘KBSTAR 중소형고배당’, 앞으로 배당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KODEX 배당성장’,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가운데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골라내는 ‘ARIRANG 고배당저변동 50’ 등이 대표적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