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지진 발생 가능한 조건…최근 잦아졌다고 보긴 어려워" 여유로운 일요일을 강타한 포항 지진 소식은 포항을 비롯한 경북 지역에 강진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국내 규모 4.0 이상 지진은 2016년 9월 12일 경주를 기점으로 경주·포항에서만 7차례 발생했다.
2016년 경주에서 3차례, 2017년 이후 이날을 포함해 포항과 포항 인근 해역에서 4차례 일어났다.
이들 지진과 이에 따른 여진은 국내 지진 발생 추이에도 급격한 변화를 초래했다.
1978∼2015년 연도별 국내 지진(규모 2.0 이상)은 2013년 93건이 최다였는데 2016년 252건, 2017년 223건으로 폭증했다.
기상청은 "큰 지진이 발생하면 여진이 늘어나므로 전체 횟수도 매우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원래부터 이 일대에서만 규모 4.0 이상 지진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2000년 이후로만 봐도 충남 태안, 전남 신안, 인천 백령도, 경북 안동, 제주, 강원 평창, 경남 통영 등 한반도 삼면과 내륙 곳곳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했다.
경주와 포항의 2016년 이전 규모 4.0 이상 지진을 찾으려면 각 1997년,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기상청 전문가는 경주·포항 지역은 지진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을 갖췄고, '최근'이라는 시점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우남철 지진전문분석관은 "우리나라 지질 구조상 가장 큰 단층대인 '양산단층대'가 영남 쪽에 분포한다"며 "'대'라는 것은 수많은 단층이 모여 있는 것이고 그 대의 주변에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단층이 있다"고 말했다.
우 분석관은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고, 어느 정도의 에너지가 쌓이면 큰 지진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6년 이후 이 지역에 규모 4.0 이상 지진이 집중된 점에 대해서는 "더 연구해봐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사람이 1년 단위의 시기를 나누기는 하나 땅속 움직임은 그와 상관없이 굉장히 천천히 움직이기에 그 체계로 보면 '최근 자주'라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기상청은 규모가 작지 않은 지진이 다시 발생한 만큼 감시 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우 분석관은 "지진이라는 것은 예측할 수 없다"며 "당장 규모 2.5 여진이 난 것처럼 4.0 정도 규모의 지진이면 여진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해 면밀하게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낮 12시 53분 38초께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났다.
이어 오후 2시 12분 38초에는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45㎞ 해역에서 규모 2.5의 여진이 발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