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시달리는 중년, 건강관리·질병보험 동시에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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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72> 중년의 건강 위기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은
중년의 갑작스런 사망 원인인
심·뇌혈관 질환의 선행질환
40~50代 30%, 보험 未가입
가입자도 보장 내용 잘 몰라
만일의 사태 대비…점검해야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72> 중년의 건강 위기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은
중년의 갑작스런 사망 원인인
심·뇌혈관 질환의 선행질환
40~50代 30%, 보험 未가입
가입자도 보장 내용 잘 몰라
만일의 사태 대비…점검해야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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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B씨는 건강검진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당뇨병을 앓고 있어서 누구보다도 건강에 신경 써왔다고 자부했는데 청천벽력 같은 일이 닥친 것이다.
중년, 특히 중년 남성은 가정과 직장에서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감당해야 해서 건강 관리에 자칫 소홀하기 쉽다.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 책임에, 조기 퇴직의 위험 등으로 중년 남성이 견뎌야 하는 중압감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마음 놓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여건도 아니다. 여기에 신체적 노화가 시작되면서 외모의 변화, 신체 기능의 약화, 인지 기능의 저하 등이 겹쳐 중년 남성의 건강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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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중년 남성들은 어떤 삶의 경험을 하고 있을까. 고혈압 또는 당뇨병이 있는 7명의 중년 남성을 심층 면접해 분석한 연구를 살펴보자. 만성질환을 가진 중년 남성들은 주변 사람들의 종용에 떠밀려 받은 건강검진에서 느닷없이 만성질환 진단을 받는다. 갑작스럽게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이다. 만성질환 진단에도 불구하고 생활에 큰 변화를 줄 만큼 심한 증상이 없어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만성질환의 시작을 가능한 지연시키고 싶어서다.
자신이 만성질환 환자라는 점을 거부하려는 심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누그러진다. 차츰 병에 대한 정보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환자로 살아가기를 준비한다. 대수롭지 않은 병이라며 “난 아직 창창할 때”라고 버티다가 깜박이는 건강 경고등을 늙어감의 징후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만성질환은 인정하더라도 남는 문제가 있다. 병으로 가장의 책임을 다하지 못할까 걱정과 두려움이 생긴다. 자신의 건강보다 가족이 우선이고 가족을 위한 희생은 당연히 지고 가야 할 자신의 몫이란 생각에 문뜩 외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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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이 없더라도 중년은 건강 관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건강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재무적 준비도 갖춰야 한다. 질병보장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이 대표적이다. 보험소비자 조사(2018년)에 따르면 50대의 질병보장보험 가입률이 68.6%로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다. 40대도 63.7%에 달한다. 가입률이 이처럼 높긴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50대와 40대의 약 3분의 1은 여전히 질병보장보험이 없는 실정이다. “나는 아직 건강해. 보험은 필요 없어”라거나 “안 그래도 빠듯한데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는 부담스럽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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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