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신 전 사무관 후송 병원 (사진=연합뉴스)
분주한 신 전 사무관 후송 병원 (사진=연합뉴스)
극단적인 유서 추정 글을 남기고 잠적했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무사히 발견되자 여야는 "온 국민이 염려했다. 쾌유를 빈다", "더불어 민주당이 젊은 전직 사무관을 사지로 몰아넣었다"며 상반된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경찰은 3일 오전 8시 20분께 신씨가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는 신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행적을 수소문해 오후 12시 40분 경 한 모텔에서 그를 발견했다.

신 전 사무관은 앞서 오전 11시 19분쯤 고려대 커뮤니티인 '고파스' 게시판에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오전 신재민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는 소식으로 국민들의 염려가 컸다"면서 "경찰 당국의 신속한 조치를 통해 사고 없이 안전하게 발견돼 안심이다"라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현재 건강상태 또한 양호하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어떠한 이유라도 생명을 함부로 여겨서는 안된다. 신재민 전 사무관도 가족과 친지들이 겪었을 고통을 헤아리길 바라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안정을 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반면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은 더 이상 청년 공익신고자의 인권을 짓밟지 말라"고 반발했다.

김순례 한국당 대변인은 "자살을 기도했던 신 전 사무관이 신변에 이상이 없는 모습으로 조속히 발견되어 천만다행"이라면서 "그가 몸담았던 기획재정부는 ‘구체적인 증거’를 가진 ‘공익신고자’를 보호하기는커녕 ‘공무상비밀누설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신 前사무관이 느꼈을 배신감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유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민변의 모든 변호사가 민변인 걸 공개하고는 변호를 맡지 않겠다고 했다'라고 언급했다"면서 "평소 친정부 성향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정치적인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오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신 전 사무관을 '돈을 벌기 위해 동영상을 찍는 사무관'이라며 깎아 내리기에 여념 없었다"면서 "비슷한 시각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신 전 사무관의 행동을 '풋내기 사무관의 방자한 행동'이라고 겁박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젊은 전직 사무관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다"라며 "문재인 정권은 ‘공익신고 강화’를 국정과제로 삼았지만 정작 정권의 불리한 내용이 언급되자 공익제보자를 권력의 힘으로 막으려고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2일 신 전 사무관을 "부모에게도 알리지 않고 전화번호도 바꾼 채 4개월 동안 잠적했다. 무슨 죄를 지어서 누구를 피해서 4개월이나 잠적했나"라며 의문을 표했다.

이어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 것이다. 가장 급한 것은 돈!"이라면서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내며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또 "신재민이 기껏 들고 나온 카드는 불발탄 2개다. KT&G 사장은 교체되지 않았고, 국채 추가 발행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이와 관련해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야당을 향해 "더 이상 망신당하지 말고 신재민이 왜 잠적했는지를 먼저 알아보라"고 강조했다.

손 의원은 앞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핵심 증인이었던 고영태에게 "증인이 언론에 제보를 하면서 오늘이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간 신변에 위협을 느낀 적은 없었냐"고 안전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던 바 있다.

현재, 손 의원의 글은 삭제된 상태다.

관악경찰서는 이날 낮 12시 40분께 신씨를 관악구 한 모텔에서 발견했고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이제 형사 사건이 아니므로 별도의 브리핑은 없다"면서 "가족들도 본인도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