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중국, 2018년 뉴스와 정보 통제하는 캠페인 강화"

'미투'(Me Too)에서 '후진'(back up the car)까지.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12월 31일 자(현지시간) 기사를 통해 지난해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 금지어들을 소개하면서 "중국은 2018년 대중이 볼 수 있는 뉴스와 정보를 통제하는 캠페인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당국은 사회안정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될 경우 어떤 콘텐츠라도 통제를 가했다.
'미투'에서 '후진'까지…날로 거세지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
대표적 인터넷 검열 사례는 헌법 개정과 관련한 콘텐츠들이다.

중국은 지난해 3월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국가주석직의 3년임 제한 조항을 삭제하는 쪽으로 헌법을 개정하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5년 임기의 국가주석에 재선출했다.

헌법 개정을 통해 시 주석은 마음만 먹으면 '종신 집권'까지 가능하게 됐으며.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시황제'가 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당시 중국의 검색 사이트나 SNS상에는 헌법 개정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헌법 개정' '헌법' '개헌' '시황제' '종신제' 등의 단어가 들어간 콘텐츠들은 모두 온라인상에서 유통이 되지 않도록 원천 차단했다.

'황제의 꿈(皇帝夢)' '개인숭배(個人崇拜)' '왕좌에 오르다'(登基) 등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의미하는 어휘들이 모두 금지 대상에 올랐다.

심지어는 로마자 알파벳 'n'까지도 한때 금기어에 포함됐다.

중국 당국이 검열하거나 금지한 콘텐츠는 중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등 다른 나라 언어로 표현된 것까지 망라한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 검열을 위해 매우 정교한 검색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해 9월에는 '후진'(後進·back up the car)이라는 단어가 인터넷 금지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중국의 칼럼니스트인 우샤오핑(吳小平)이 '중국의 사영기업은 이미 공유경제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다했다.

이제는 서서히 경기장을 떠나야 한다'라는 내용의 칼럼을 쓴 데 대해 "역사를 후진시키는 제안"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후진'이라는 말이 포함된 콘텐츠를 인터넷상에서 차단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초에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의미하는 단어들이 금기어에 올랐다.

중국 당국은 미투 운동을 확산을 막기 위해 SNS에 게시된 미투 관련 글들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실제로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百度)에서 '#미투'(# Me Too)를 검색하더라도 관련 글들을 찾을 수 없었다.

중국의 누리꾼들은 '미투'의 중국어 발음과 유사한 '미투'(米兎·쌀토끼)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지만, 이 단어도 곧바로 검색어에서 차단됐다.

중국 당국은 '페파피그'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페파피그는 영국의 베이커 데이비스 감독이 유치원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TV 방송용 시리즈로, 2004년 5월 첫 방영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네 개의 시리즈물이 방영됐다.

중국에는 2015년 상륙한 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20∼30대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점차 주류 가치에 맞서는 젊은이들을 뜻하는 '사회인'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다.

그러자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은 지난해 3월 페파피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관련 영상과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같은해 4월 사설에서 "페파피그에 빠진 초·중학생들이 캐릭터 옷을 입고 시계를 차고 와 서로 비교하고, 기업들은 짝퉁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인터넷 통제는 검색어 차단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예 트위터를 비롯한 SNS 계정을 폐쇄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사회에 비판적인 콘텐츠를 제작해온 SNS 계정 1만개가량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