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당 장애인위원회 행사에서 “정치권에 정상인가 싶을 정도의 정신 장애인이 많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신 장애를 앓는 이들을 비하한 것으로 집권 여당 대표의 발언으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했다. 민주당 장애인 당원들이 모인 장애인위원회 행사였다. 이 대표는 축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장애인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숙원이던 부양 의무자 기준 폐지와 장애 등급 제도를 문재인 정부가 시작하는 등 장애인 정책이 후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축사 중반 야권을 겨냥한 비판 발언을 시작하면서 이 대표의 말실수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선천적인 장애인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 분들이 많아 저도 놀랄 때가 있다. 그런 신체 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말하다가 “제가 말을 잘못했다”고 정정했다. ‘신체 장애인’이 ‘한심하다’는 전제하에 이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이 있다는 의미의 발언이었다.

말실수는 또 나왔다. 그는 “우리가 더 깊이 생각해야 할 사람들은 정신 장애인”이라며 “정치권에서는 와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그런 정신 장애인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좀 쉽지 (않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신 장애인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규정한 것으로 비판의 소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또 장애가 없는 사람을 ‘정상인’, 나머지를 장애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차별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남성들이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을 선호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