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있는 거울·책상을 대형 스크린으로 쓴다
책상, 거울 등 다양한 사물의 평면을 화면처럼 활용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KAIST는 전산학부 신인식 교수와 김효수 연구교수 연구팀이 가구, 거울 등의 주변 사물을 터치 입력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기반의 ‘터치 사운드 위치파악 기술’(사진)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술은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더 큰 화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주변에 있는 책상과 거울, 벽 등 다양한 사물의 평면을 가상 액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장문의 문자, 메일 등을 손쉽게 작성할 수 있다. 체스와 같은 보드게임도 즐길 수 있다.

이처럼 단순 디스플레이 기능만 제공하던 스마트 TV, 거울과 같은 스마트기기에 터치 입력 기능을 삽입하면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기기 활용이 가능해진다.

핵심 기술은 ‘터치 사운드’다. 한마디로 두드리는 소리다. 연구진은 기존 스마트폰 액정이나 태블릿PC 액정, 마우스 등을 이용할 때 두드리는 지점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가 들리는 점을 활용했다. 주파수별 소리 도달 시간의 차이와 소리 전달 거리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 값을 활용해 사용자의 터치 입력 위치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할 때에는 3~4개 스마트폰이나 마이크 등을 정해진 지점에 올려놓은 뒤, 전용 연결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면 된다. 책상, 거울 등에 비친 화면에 손을 두드리면 ‘어디에 두드렸는지’ 소리값을 통해 파악한 뒤 실제 기기와 연동하는 식이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약 17인치 터치스크린에서 평균 0.4㎝ 이내 측정 오차를 보였다. 주변 물체의 위치 및 소음이 변하는 상황에서도 항상 1㎝ 이내 측정오차를 기록하는 정확성을 보였다.

신 교수는 “통상 터치스크린은 크기가 커질수록 가격이 높아진다”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에 대형 스크린을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지난 11월4~7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모바일·센싱 분야의 최고 권위 국제학회 ‘ACM SenSys’에서 발표됐다. 학회는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해 연구팀에 ‘베스트 페이퍼 러너-업 어워드(best paper runner-up award)’를 수여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