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제치고 첫 1위 "갤노트7 리콜 사태 영향"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세계 기업들 가운데 광고·선전 관련 지출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에 따른 리콜 이후 이미지 개선을 위해 광고선전비를 일시적으로 대거 집행한 데 따른 것으로, 올해는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광고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 Age)가 이달초 발표한 '세계 100대 광고주(World's 100 Largest Advertisers)' 명단에서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112억달러(12조5천700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해 전년보다 13%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생활용품 업체 P&G는 2017회계연도(2017년 7월∼2018년 6월)에 전년과 거의 같은 105억달러를 집행해 2위로 밀렸다.

이어 프랑스 로레알(86억달러)과 영국·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85억달러), 스위스 네슬레(72억달러) 등이 '톱5'에 포함됐다.

그러나 TV·라디오·인쇄 매체·인터넷·매장 광고 등 순수한 매체 광고 지출액은 같은 기간 P&G가 71억달러로, 삼성전자(48억달러)를 큰 폭으로 앞서면서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세계 100대 광고주의 광고선전비 총액인 2천790억달러로, 전년보다 4.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 알리바바가 전년보다 무려 105% 늘어난 27억달러, 텐센트가 46% 늘어난 20억달러로 각각 증가율 1·2위에 오르는 등 중국 업체들의 부상이 두드러졌다고 애드에이지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는 스마트폰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광고선전비를 비교적 큰 폭으로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정기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3분기까지 집행한 광고선전비(연결 기준)는 총 2조8천1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3조7천227억원)보다 24.3%나 줄었다.

관계사를 제외한 개별 기준으로는 4천15억원으로, 1년 전(9천614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시회나 신제품 소개 행사 등에 투입되는 판매촉진비의 경우 올들어 3분기까지 5조2천655억원(연결 기준)으로, 작년 동기(5조2천274억원)보다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과는 대비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광고선전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스마트폰 사업"이라면서 "갤노트7 사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데다 올들어 매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삼성전자가 매체 광고를 줄인 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내놨으나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광고를 진행하고 있어 국내 지출 비중은 크지 않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