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규제로 시도조차 못해
인민망은 “세계 최초로 에이즈 면역력을 갖도록 인간 배아 유전자를 편집했다”며 “중국의 유전자 편집 기술이 질병 예방 분야에서 역사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연구 관련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허 교수는 아이 부모가 신원이 공개되기를 원치 않고 있으며 연구한 장소도 비공개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 유전자 편집 연구 허용 여부에 대해 “이 다음으로 무엇을 할지는 사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인간 유전자 편집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유럽 등 대부분 국가에서 법으로 금지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도 기본적으로는 금지하고 있지만 허젠쿠이가 정부 승인을 받아 연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 교수가 에이즈를 대상으로 실험한 것은 다른 질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전자 편집이 용이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에이즈 연구가 많이 진행돼 발병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비교적 잘 특정돼 있다. 많은 사람이 앓는 암, 심근경색, 고혈압 등은 질병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많은 데다 생활 환경 영향도 있기 때문에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허 교수는 아직 연구성과를 학술지에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작용에 대한 장기간 모니터링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측하기 어려운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유전자 가위, 줄기세포 등 바이오 신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에 힘입은 결과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임상시험은 세계 17건 중 11건을 중국 연구팀이 수행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황우석 사태 이후 생명윤리법이 강화되면서 인간 배아 관련 연구가 사실상 막혀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