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권 수험생들은 수능이 쉽게 나올 경우 고득점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수시 논술전형에 고의로 불참하기도 한다. 소위 '수시 납치'를 피하기 위해서다. 수능 성적 위주인 정시전형에 지원하면 앞서 수시에서 지원한 곳보다 더 선호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수능이 어렵게 나오면서 논술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수시 논술전형은 각 대학이 제시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면 논술을 잘 쓴다는 전제 하에 수능 성적을 어느정도 만회할 수 있다.
주요 입시학원 관계자들은 국어에서 6개 문항을 틀려도 1등급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수능 다음날인 1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는 논술학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논술고사장을 찾은 한 고3 수험생은 "수능을 망쳐서 너무 속상하다. 논술을 잘 쳐도 수능 최저등급을 못 맞추면 탈락한다"고 토로했다. 재수생도 "국어를 너무 못 봐서 정시로는 원하는 대학에 가기 힘들 것 같다. 오늘 논술을 꼭 잘 봐서 원하는 학과에 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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