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미/사진=커넥트픽처스
추상미/사진=커넥트픽처스
'폴란드로 간 아이들' 추상미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준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배우 추상미는 16일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배우가 아닌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 감독으로 인사를 했다. 추상미는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1951년 폴란드로 보내 진 한국의 전쟁고아 1500명의 사연을 쫓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자신들을 엄마, 아빠라고 칭했던 폴란드 선생님들과 그들을 진심으로 따랐지만 북한으로 돌아가야 했던 아이들의 사연을 담담히 전하는 작품. 지난 13일 막을 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에 공식 초청돼 추상미도 감독으로 부산을 찾았다.

추상미는 "태풍이 상영일 아침에 정점을 때리고 지나갔다"며 "같이 같던 매니지먼트 대표님이 옆 공사장에서 쇠막대기가 날라다니고, 간판이 뒤집어진 걸 봤다고 하더라. 부산영화제 측에서도 연락이 왔는데 상영이 다 취소됐다고 연락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태풍 콩레이가 영향을 발휘하면서 일부 행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추상미는 "숙소에서 극장이 15분 정도 거리인데 먼 거리도 아니고 가까우니까, 관객이 오면 아무도 없이 돌아가는거니까 미안하더라"며 "관객이 적어 상영을 못해도 인사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태풍을 뚫고 걸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베이터를 탈 때 7명이 입장했다고 들었는데, 상영관에 150명이 있었다"며 "배급사 대표님은 안경이 깨지면서 날라갔고, 음악 감독도 태풍에 날라온 뭔가에 허벅지를 맞아서 멍이 들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관객들이 오셨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 울어버렸다"고 말했다.

관객과의 대화 중 '폴란드에 간 아이들'의 실제 주인공들과 관련있는 사람들을 만난 경험도 전했다. 추상미는 "대화를 하는데 어떤 분이 나와서 '얘기할 게 있다'고 했는데, 그분이 탈북민이고, 자기의 고등학교 선생님이 폴란드에 갔던 전쟁고아였다고 하더라"라며 "그러면서 한국에서 어린이집을 하고, 통일이 되면 북한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꿈인데 폴란드 선생님한테 많이 배웠다면서, 폴란드 선생님들이 사랑해줘서 감사하다고 하면서 우는데 감동의 도가니였다"고 말했다.

한편 '폴란드로 간 아이들'에서 추상미는 배우가 아닌 연출자로 탈북소녀 이송과 함께 폴란들 떠나 당시 아이들을 돌봤던 선생님들을 만나고, 그들의 자료를 찾았다. 또한 내레이션까지 맡으면서 1인 3역을 담당했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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