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내진용 코일 철근.  /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내진용 코일 철근. /동국제강 제공
동국제강은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공법을 도입해 제품을 혁신하면서 글로벌 철강업계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기술혁신…항균 컬러강판·내진용 코일 철근 '국내 첫 생산'
대표적인 기술 혁신 사례로는 컬러강판 분야가 꼽힌다. 컬러강판은 색깔과 문양을 입힌 철강 제품으로,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이나 자동차·건축 등의 내외장재로 쓰인다. 동국제강은 3년에 걸친 연구 끝에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 기술을 완성했다. 사진을 현상하듯 철판에서도 사진을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컴퓨터에 연결된 잉크젯 컬러 프린터처럼 4~7색 잉크를 조합한 뒤 강판에 분사해 컬러강판을 만드는 방식이다. 변색, 부식을 줄일 수 있는 데다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작할 수 있는 신기술이다.

장세욱 부회장
장세욱 부회장
지난 6월에는 약 1년간의 연구개발을 마치고 국내 최초로 항균 컬러강판 양산을 시작했다. 새로 론칭한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 바이오’ 제품은 항균성뿐만 아니라 탈취 및 항곰팡이 효과, 반영구적 살균 효과, 낙서 방지 기능 등이 추가됐다. 특수 세라믹 첨가제를 사용해 인체에도 무해하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항균 엘리베이터 방화문에 활용될 예정이다. 일반 건축 내장재와 반도체 공장, 식품 공장 등 세균에 민감한 공간에 폭넓게 적용된다.

내진용 코일 철근도 동국제강의 혁신 제품이다. 지난달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개발을 마치고 생산에 들어갔다. 내진용 코일 철근은 본래 성질을 유지하며 견딜 수 있는 힘이 큰 내진 철근과 가공성이 뛰어난 코일 철근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이다. 지금까지는 코일이 아닌 직선 형태의 내진 철근만 생산할 수 있었지만 동국제강은 다양한 소재를 적용해 부위별 테스트를 거쳐 내진용으로 적합한 코일 철근 개발에 성공했다. 내진용 코일 철근은 직선형 내진 철근에 비해 효율적으로 가공할 수 있다.

동국제강은 환경 경영에도 신경 쓰고 있다. 2010년부터 설비 투자를 늘려 친환경 공장 구축에 나섰다. 인천제강소는 4700억원을 투입해 노후화된 전기로와 철근 압연라인을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친환경 설비로 교체했다. 설비투자 기획단계부터 친환경 요소를 고려해 공장의 하드웨어 전체를 탈바꿈했다.

기존의 틀을 깬 에코아크 전기로는 저탄소·친환경 철강 생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코아크 전기로는 원료인 철스크랩을 전기로에 연속 공급하는 친환경 전기로 제강 공법이다. 국가 지정 온실가스 저감 공법으로 인증받았다. 전기로 내 쇳물이 녹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원료를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약 3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에너지 절감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로 이어져 온실가스도 감축된다.

지난 2월과 8월에는 부산공장과 포항공장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센터를 준공했다. ESS는 야간에 전기를 충전해 낮에 활용하는 장치다. 공장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전소 가동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ESS 센터는 회사의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전력 적정 예비율을 관리하는 정부 정책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친환경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올해는 4월 식목일을 앞두고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 그린 캠페인을 했다. 고철을 가져오거나 환경에 대한 퀴즈를 맞히면 화분을 증정하는 시민 참여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렸다. 고철을 녹여 새로운 철강 제품을 만드는 전기로 제강사의 친환경적 특징을 상징적으로 전달하고, 시민들이 철의 재활용과 환경 보호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앞으로도 혁신을 기반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한편 국내 철강업계에 환경 경영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