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를 '민주주의 교란범'이라 칭하며 척결을 선포한 것은 지난주 호찌민 전 베트남 국가주석 방명록 글 왜곡사건이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고(故)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 장례식에 참석한 뒤 호찌민 전 주석의 거소를 찾아 방명록에 '주석님의 삶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고 부끄러워진다'고 글을 남겼다.
이에 이 총리는 "야비한 짓을 멈추길 바란다"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직접 글을 올려 경고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가짜뉴스가 더는 묵과하지 못할 단계까지 이르렀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총리는 그동안 수차례 국무회의와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간부회의 등에서 '가짜뉴스'에 관한 우려를 나타냈다.
21년간 신문기자로 재직한 이 총리는 평소 공무원에게는 '국민에 대한 설명의 의무'를, 언론인에게는 '정확한 보도'를 수시로 강조했다.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아주 중요한 정책이나 그 결과의 경우 장관들이 담당 실·국장을 대동해 언론에 직접 브리핑하면 좋겠다"고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총리는 가짜뉴스가 지방선거 관련 내용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등 안보 분야와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현안 부문을 넘어서 각종 분야에서 '창궐한다'고 봤다.
이 총리는 기성 언론에서 오보를 내는 단계를 넘어서 SNS와 유튜브에서 '가짜뉴스'가 창궐하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 이날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의 수사요청과 신속한 수사, 가짜뉴스 통로로 작용하는 매체에 대한 조치를 주문한 것으로 총리실 관계자 등은 보고 있다.
최근 유튜브 등에서 보수성향 소규모 방송 채널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뉴스를 생산하고,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카카오톡 단톡방을 통해 이러한 가짜뉴스가 퍼진 바 있다.
이와 같은 가짜뉴스 생산과 유통은 분명한 '사회적 현상'으로 떠올라 전 세계 주요국의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미확인 뉴스까지 온라인을 통해 확산한 것은 경계 없는 가짜뉴스의 현주소를 웅변한다.
이 총리는 이날 "개인의 사생활이나 민감한 정책현안은 물론, 남북관계를 포함한 국가안보나 국가원수와 관련한 턱없는 가짜뉴스까지 나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무회의 후 페이스북에 "가짜뉴스 창궐. 묵과할 수 없는 단계. 사회의 공적으로 규정하고 척결하겠다"고 거듭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