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수살인'은 2012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된 '감옥에서 온 퍼즐-살인리스트의 진실은?'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암수살인' 김태균 감독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 다음날 취재를 위해 무작정 부산으로 내려가 실제 주인공인 김정수 형사를 만났다.

김 감독의 5년간의 끈질긴 취재로 탄생한 '암수살인'은 주지훈, 김윤석의 만남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며 오는 10월 3일 개봉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모티브가 된 영화는 '암수살인' 외에도 여러 편을 더 찾아볼 수 있다.
/사진=영화 '암수살인' 스틸컷
/사진=영화 '암수살인' 스틸컷
2007년 개봉작 '그놈 목소리'는 1991년 서울에서 유괴당한 9살 이형호 군이 44일 후 한강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던 비극적인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그놈 목소리'의 박진표 감독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조연출로 이 사건을 직접 취재하면서 느낀 분노를 꼭 영화로 재조명할 것이라고 결심했다고 한다.

영화 엔딩 부분에 실제 범인의 목소리를 삽입하여 실화 바탕 영화의 생생함을 더욱 극대화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2013년, 2015년 두 차례나 방송된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은 영화 '재심'의 모티브가 됐다.

2000년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일어난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목격자 최 군이 10년형을 선고받고 출소했다.

출소 후 최 군은 당시 경찰의 강압 수사로 인한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하게 되고 2016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진범 김 씨가 사건 발생 18년 만에 체포되었고, 영화가 개봉된 지 3개월 만인 2017년 5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 밖에도 지난 1997년 벌어진 이태원 살인사건에 대해 '그것이 알고싶다'는 1998년부터 총 4회 방송에 걸쳐 의문을 제기했다.

1997년 4월 3일 밤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서 대학생 조중필(당시 22세)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미군 범죄수사대(CID)는 패터슨을 진범으로 지목했으나, 검찰은 당초 현장에 목격된 또다른 용의자 에드워드 리(37)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패터슨은 증거 인멸 혐의(흉기를 갖고 있다 버림)로만 기소됐다.

그러나 법원은 “리는 진범이 아니다”라고 무죄를 선고해 조씨 부모는 패터슨을 진범으로 재고소했다. 검찰이 부랴부랴 재수사에 나섰으나, 검찰이 제때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패터슨은 미국으로 도주했다.

이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잊혀질뻔한 ‘이태원 살인사건’을 재조명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1998년부터 시작해 패터슨의 출국 사실을 확인 보도하고, 2009년 검찰이 행방을 모른다며 재기소를 거부했던 패터슨을 미국 현지서 찾아 인터뷰했다.

이후 법무부는 2009년 미국에 패터슨에 대한 인도를 청구한 뒤 2011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미국 당국과 공조해 2011년 5월 패터슨을 미국서 검거했다. 당국은 패터슨을 범죄인인도 재판에 넘겼고 미국LA 연방법원은 2012년 10월 패터슨에 대한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

마침내 패터슨은 16년 만에 지난해 9월 23일 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그는 검찰 기소 이후 3년 9개월 만에 재판에 올랐던 걸.

전 국민의 관심을 받은 이 사건은 2009년 장근석 주연의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재구성돼기도 했다.


조은미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